조상현 감독이 배스에게 26점 주고도 만족한 이유
창원 LG는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수원 KT를 87-76으로 물리치고 5연승을 달렸다. KT와 똑같이 30승 17패를 기록한 LG는 공동 2위에 올랐다. KT와 상대전적에서 4승 2패로 앞서 2위 경쟁에서 유리하다. 더구나 이날 팀 창단 27주년이었기에 더 의미 있는 승리였다.
LG는 1쿼터 막판 연속 6득점하며 앞서 나간 뒤 2쿼터 내내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36-33으로 시작한 3쿼터 초반 연속 8득점하며 11점 차이(44-33)로 달아났고, 3쿼터 중반 또 한 번 더 연속 8득점하며 19점 차이(58-39)까지 벌렸다. 이후 두 자리 점수 차이를 유지한 끝에 LG는 기분좋게 웃었다.
조상현 LG 감독
총평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수비에서, 특히 3쿼터에서 LG의 수비와 트랜지션에서 승패가 갈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반 빠른 작전시간 요청
주문할 게 있었다. 공격에서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안 갔다. 마레이가 들어갔을 때 철저하게 골밑 플레이를 해달라고 했고, 텔로가 들어갔을 때 모션오펜스을 해달라고 했다. 선수들이 거꾸로 가는 게 있어서 잡아주기 위해 작전시간을 빨리 가져갔다.
3쿼터 분위기 좋을 때도 작전시간 불러 야단 맞는 분위기
야단은 매번 친다(웃음) 선수들이 지난 시즌부터 혼나서 익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코트 안에서 그 역할을 하려고 여기 왔다. 그 역할은 옷 벗는 날까지 해야 한다. 평소에는 잘 지낸다(웃음).
KT 국내선수 막는 수비가 좋았다.
배스를 스위치 등으로 잡고 싶었지만, 26점이나 줬다. 효율적인 공격보다 리바운드 허용 후 득점 등 줄 수 있는 득점이었다. 트랜지션에서 내준 3점슛 등 그런 득점만 잡으면 수비에서 좀 더 좋아질 거다.
마레이가 23분 뛰고 이겼다.
출전시간은 마레이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오늘(11일)도 바꿔달라고 할 때 사인을 보냈다. 오늘은 제가 필요할 때 1분 정도만 더 뛰어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23분에서 25분으로 조금씩 늘려갈 생각이다. 그것도 제 뜻대로 안 된다. 경기 흘러가는 흐름에서 더 필요하면 조금 더 뛰어야 한다. 확실한 건 좋아지고 있고, 부상없이 가는 거다.
마레이 존재 유무의 큰 차이
욕심이 난다. 마레이에게 자꾸 더 뛰어주기를 바라지만, 지난 시즌 부상 때문에 고전했다. 플레이오프에 가서는 마레이뿐 아니라 건강한 선수들이 있어야 도전을 할 수 있다. 철저하게 건강 관리를 본인뿐 아니라 트레이너들까지 해준다. 기술을 떠나서 건강한 선수가 있어야 한다.
이재도 활약
수비도 열심히 하고, 포인트가드로 리딩도 잘 해줬다. 득점도 나올 때 나오고, 운 좋게 슛도 넣었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았다. 제 욕심에는 이재도도 잘 해주고 있지만, 활동량을 더 가져가고, 공격적으로 재도가 잘 하는 게 더 나와야 한다.
정인덕에게 배스 수비 시킨 이유
정희재의 파울 트러블도 있었고, 양홍석에게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홍석이는 공격형 선수다. 수비로 혼내기도 하지만, 공격이 잘 풀려야 홍석이도 살아난다. 그렇다고 (수비를) 등한시 시키는 건 아니다. 대안이 있으면 홍석이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려고 중간중간 정인덕을 붙였다.
총평
전술이나 하고자 하는 의지, 모든 면에서 LG가 더 좋고 앞섰다. 제 잘못으로 선수들이 패배하게 되었다.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게 살리는 쪽으로 가야 한다.
3쿼터 큰 열세
너무 단조로운 공격과 배스가 무리하게 혼자서 해보려고 했던 게, 성공하면 본전이었다. 그게 안되어서 상대에게 쉬운 득점을 줘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배스가) 그 동안 해온 걸 봤을 때, 스위치 디펜스나 수비가 몰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을 건데 어렵게 했다. 매치가 되면 스크린도 해줘야 한다. 허훈이나 정성우와 픽게임도 잘 안 이뤄졌다. 상대가 준비를 많이 한 거 같다.
#사진_ 정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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