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패스 안해” 쿨루세브스키 질책한 손흥민, 쐐기골 합작 후엔 세리머니

손흥민과 쿨루세브스키.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질책해다. 그러나 쐐기골을 합작하고 나서는 쿨루세브스키를 향해 달려가 함께 기뻐했다.

토트넘은 10일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애스턴 빌라와의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리그 4위 경쟁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 2도움의 만점활약을 펼쳤다.

영국 ‘풋볼런던’은 경기 뒤 팀의 세 번째 골이자 쐐기골을 합작한 손흥민과 쿨루세브스키와의 후반 30분께 갈등 상황을 짚었다. 쿨루세브스키가 골문 앞 약 16ｍ 거리의 결정적인 찬스에서 무리하게 슈팅을 날린게 크게 벗어났다. 왼발잡이인 쿨루세브스키는 박스 안 찬스에서 강하게 찰 수 없는 오른발 슈팅을 선호하지 않는 선수임에도 좋은 위치로 움직인 손흥민 등 동료 선수도 보지 않았다. 손흥민이 쿨루세브스키의 선택에 화를 내며 반응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포옹했다.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쿨루세브스키가 컷백 크로스를 낮게 연결했고, 손흥민이 오른발로 실수없이 마무리했다. ‘풋볼런던’은 “두 선수는 추가 시간에 한 팀이 됐다. 토트넘 주장은 쿨루세브스키의 도움에 감사했고, 함께 (골을) 축하하기 위해 달려갔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최근 다소 고전하는 흐름의 쿨루세브스키는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쿨루세브스키는 이번 시즌 6골 3도움을 올리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지난 3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는 두 번의 키패스를 성공했지만 4번의 크로스 중에 하나 밖에 연결하지 못했다. 공격에서는 전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수비 지원도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것에 의문부호를 찍는 여론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쿨루세브스키는 호평을 받았다. ‘이브닝 스탠더드’는 평점 8점과 함께 “전반전에는 부진했지만 스퍼스의 3골 모두에 관여했다. 공격 능력이 최고가 아닌 상황에서도 그의 가치를 입증했다. 영리한 런앤크로스로 손흥민의 골을 도왔다”고 평가했다.

토트넘의 이날 승리는 막판 4위 싸움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골득실 차에서도 리드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토트넘은 골득실에서 2점을 앞섰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