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손실 6조 원..."최대 100% 차등 배상"

이형원 2024. 3. 1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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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5곳·증권사 6곳 조사…불완전 판매 확인
변동성 커진 시기에 실적 경쟁…고객 보호 '뒷전'
금감원, 책임 정도 따져 차등 배상 원칙 마련
판매사 기본 배상 비율 20∼40% 적용 뒤 가감

[앵커]

홍콩 H지수 주가연계 증권의 투자 손실이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금융당국은 다양한 불완전 판매 사례를 확인했다며, 판매사가 최대 100%까지 배상할 수 있는 기준안을 마련했습니다.

이형원 기자입니다.

[기자]

홍콩 H지수 기초 ELS는 지난해 말 기준 40만 계좌, 19조 원 가까이 팔렸습니다.

지수가 급락하면서 지난달까지 손실액만 1조 원대로, 전체 예상액은 6조 원에 육박합니다.

큰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한 채 가입했다며, 전액 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길성주 / 홍콩 ELS 피해자 모임 위원장 (지난달) : 우리 피해자 모두는 은행을 이용하는 예금자들로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이기에 ELS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상품을 매수했습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 5곳과 증권사 6곳을 조사한 결과 다양한 불완전 판매를 확인했습니다.

고령 투자자에게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심지어 서류를 변조해 가입시킨 사례까지 확인한 겁니다.

특히 H지수 변동성이 커지는데도 실적 경쟁을 부추기는 등 고객 보호는 뒷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잘못을 따져 차등 배상 원칙을 마련했습니다.

판매사의 기본 배상 비율을 20∼40%로 적용한 뒤 책임 정도에 따라 가감하는 방식입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고령자 등 금융 취약 계층, 예·적금 가입 희망 고객 등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경우에는 배상비율이 가산되는 반면, ELS 투자경험이 많거나 금융지식 수준이 높은 고객 등에 대한 판매는 배상비율이 차감되는….]

이론적으로는 0%에서 최대 100%까지 배상할 수 있게 해 전액 배상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하지만 실제 평균 배상 비율은 과거 DLF 사태 때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모펀드인 DLF와 비교해 ELS가 상대적으로 대중화된 상품인 데다, 절차적 하자는 덜했다는 점이 고려됐습니다.

[이세훈 /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 DLF 때보다 판매사의 책임이 더 인정되기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 배상 비율, 이런 부분들이 더 높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이번 ELS는) 다수의 사례가 20∼60% 범위 안에….]

금융사들은 이 기준안에 따라 자율 배상에 나설 수 있는데, 강제성이 없는 만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법적 다툼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YTN 이형원입니다.

촬영기자: 윤원식

YTN 이형원 (lhw9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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