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대 교수들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재검토 선언 후 재논의"(종합2보)

강승지 기자 2024. 3. 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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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430명 "정부, 사태해결 안 나서면 18일 전원 사직"
성균관의대 교수협의회도 12일 오후 6시 회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긴급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3.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가 4주차에 접어들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정부가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18일을 기점으로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에서 긴급 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총회에는 소속 교수 1475명 중 430명이 참석했으며 3개 병원을 온라인으로 각각 연결해 진행됐다.

비대위는 교수들 1475명 중 1146명(응답률 78%)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이날 공개했다. 우선 응답자의 87%는 '현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국민과 의료계 모두에 큰 상처만 남기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일정 시점 기준 교수들의 적극적 행동이 필요하다'에 동의했다.

국민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한다면 어떤 방안이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6%가 '전면 재검토 선언 후 객관적,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대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재논의', 28%가 '적절한 선에서 의대증원 합의', 4%가 '어떠한 경우에도 합의 반대'를 택했다.

응답자의 99%는 '2000명 증원결정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95%는 '과학적, 합리적,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증원규모가 결정된다면 논의 가능하다'고 각각 답했다. 95%는 현실적으로 2000명이 증원되면 교육의 질은 낮아지며 결과적으로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응답자의 60%는 '정부가 2000명 증원을 못 박은 상황에서 모든 교수들이 학생·전공의들의 복귀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자 40%가 '복귀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각각 답했다.

방재승 비대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긴급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현재 의료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의료진 한계상황과 향후 진료 연속성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단계적 진료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털어놨다.

방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사태 해결에 진정성 있는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18일을 기점으로 서울대 교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사직서 제출은 개별적인데 18일 전원 제출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래진료를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일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자율에 맡긴다. 자율에 맡기나 외래진료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응급, 중환자는 어떻게든 의료진들이 최선을 다해 진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가 4주차로 접어든 11일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에 설치된 전공의 진료 공백으로 응급실 정상 진료 차질을 알리는 안내판 앞으로 119구급대원이 지나가고 있다.2024.3.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대 의대에 앞서 울산대 의대(서울아산병원·울산대병원·강릉아산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도 지난 7일 전 교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자발적으로 제출하되 접수 방안과 일정은 추후 공지하기로 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방 비대위원장은 "지난 9일 빅4 병원(서울대병원 제외, 삼성서울·서울성모·서울아산·세브란스) 비대위 선생님들과 만났다. 그 곳에서 구체적으로 사직서 제출을 의결한 건 아니고 향후 행동을 같이 연대한다로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이밖에도 비대위는 "오는 1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합리적 해결 방안을 의논하기 위해 보건의료단체, 시민단체, 정치계, 각 의대 비대위와 국민 연대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이들을 비롯해 대다수 의대 교수들이 이번주 들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까지 일부에서 개별적으로 사직 의사를 표명해왔던 교수들은 있어왔지만 점차 뜻을 모아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의대 교수협의회도 12일 오후 6시 머리를 맞댄다. 다만 이날 회의를 통해 앞으로의 행보를 비대위에서 논의할지 등을 정할 계획이다. 아주대, 원광대와 영남대, 충북대 등 전국 곳곳의 의대 교수들이 비대위를 구성하고 겸직해제, 사직 등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9일 첫 긴급 총회를 가졌던 전국 33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들의 단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14일 다시 모인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학생들이 유급을 당하고 휴학을 하거나 전공의들이 처벌을 받게 된다면 교수들이 학교에, 병원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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