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의대 교수들도 '집단사직' 예고…교수 사회 '행동' 본격화

김정현 기자 2024. 3. 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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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92.9%, 여전히 '근무지 이탈' 상태
정부, 공보의·군의관 파견…추가 투입 검토
내일부터 전공의 보호·신고센터 운영키로
서울대 의대 교수들, 18일 '집단사직' 결의
전의교협, 14일 온라인 회의…현 사태 논의
"14일, 의대생들 유급, 휴학 결정되는 시점"
강대강 대치…교육부도 의대생과 대화 시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부가 11일 전공의 의료 공백에 대응해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 138명을 20개 병원에 파견했다. 이날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한 군의관이 파견근무에 나서고 있다. 2024.03.11. kgb@newsis.com

[세종·서울=뉴시스]김정현 송종호 이연희 구무서 성소의 기자 = 정부가 약 5000명 규모 전공의에게 면허정지 사전통지서 발송을 마쳤다. 오는 12일부터 보호·신고센터를 열고 복귀를 막는 이들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20개 상급종합병원에 공중보건의(공보의)와 군의관 약 160명을 파견했고, 다음 주엔 200명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의대 교수들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오는 18일까지 정부가 사태를 타개할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예고했다.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오는 14일 다시 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의대를 둔 대학 40개교에선 동맹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의 유급 사태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장관이 직접 나서 의대생들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내일부터 전공의 '보호·신고센터' 개통

1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복지부) 점검에서 전공의 92.9%에 달하는 1만1994명이 여전히 근무지 이탈 상태다.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해 미복귀한 것으로 확인된 근무 이탈자에게 지난 5일부터 행정처분(면허정지)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순차 발송하고 있으며, 지난 8일 기준 총 4944명에게 면허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한덕수(오른쪽) 국무총리가 11일 오후 의사 집단행동 대비 현장점검을 위해 서울 영등포구 명지성모병원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2024.03.11. myjs@newsis.com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행정처분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돌아오면 선처할 예정"이라며 "어서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촉구했다.

복지부는 오는 12일부터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복귀를 원하거나 이탈에 가담하지 않아 협박 등을 받고 있는 전공의들이 직접 연락하거나 해당 전공의들의 주변 사람이 연락해 보호를 요청할 수 있다.

또 복귀 전공의를 협박하는 사례를 본다면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 010-5052-3624, 010-9026-5484를 통해 사례를 접수 받기로 했다.

정부는 이처럼 전공의 복귀를 독려하는 한편, 복귀를 방해하고자 압력을 가한 사실이 확인되면 위법 여부를 파악해 형사고발까지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공의들의 빈 자리 메우기에도 나섰다. 정부는 이날부터 공보의 138명과 군의관 20명 등 158명을 20개 상급종합병원 중증·응급 의료 근무 현장에 투입했다.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정례브리핑에 나와 "2단계로 200명 정도 공보의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긴급총회가 열리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으로 의료진들이 들어서고 있다. 2024.03.11. ks@newsis.com

서울의대 교수들 "정부 해결 안 나서면 18일 사직"

이런 와중 의대 교수들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긴급 총회를 갖고 "정부가 사태 해결에 진정성 있는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18일을 기점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엔 서울대 연건캠퍼스,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소속 교수 43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병원과 분당·보라매병원 교수진은 다 합해 1700명에서 1800명으로 추산된다.

다만 서울대 교수들은 병원 측의 사직서 수리 가능성이 낮은 만큼 개별적으로 외래진료를 줄이면서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는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7일에도 서울아산·울산대·강릉아산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울산의대 교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집단사직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3개 수련병원 교수 254명이 총회를 열고 전 교원이 사직서를 내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긴급총회가 열리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의 한 회의실에 자리가 마련돼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대학교 어린이 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2024.03.11. ks@newsis.com

다른 '빅5' (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연세의대·성균관의대·가톨릭의대 교수들도 이번 주 내 마주 앉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9일 비공개 총회를 가졌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오는 14일 온라인 회의를 열고 의대생 집단 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등을 논의한다.

전의교협 측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그날(14일)이 의대생들의 휴학과 유급이 결정되는 시점이어서 저희가 행동 지침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불 꺼진 의대, 유급 사태 임박…이주호 "의대생들, 만나자"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의 면허 정지와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이 현실화되는 일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면허정지 절차를 밟고 있는 전공의 뿐만 아니라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도 한계에 와 있다는 평가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부가 지난 11일 전공의 의료 공백에 대응해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 138명을 20개 병원에 파견했다. 이날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한 군의관이 파견근무에 나서고 있다. 2024.03.11. kgb@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학칙상 요건을 지켜 휴학계를 낸 의대생들은 총 5446명으로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29%다. 하지만 학칙상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휴학 신청은 빠진 수치라 수업거부나 휴학에 나선 의대생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전국 40개 대학 중 수업 거부가 확인된 곳은 10개교로, 나머지 대학에서는 개강 연기나 휴강 등으로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교수들은 일부 의대의 경우 이달 14일부터 의대생들의 유급이 현실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림대 의대 한 수업 담당 교수가 지난주 수강생들에게 유급 관련 규정을 안내한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대학 학칙에서 수업일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한 학생에게 F학점을 주도록 규정한다. 의대는 F가 하나만 나와도 유급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의대생들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오는 13일 오후 6시까지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아직 회신은 없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song@newsis.com, dyhlee@newsis.com, nowest@newsis.com, so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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