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네타냐후 ‘균열’ 심화
“그의 발언은 모두 잘못…국민들은 우리를 지지” 반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라파 공습 계획을 공개 비판하자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의 발언은 잘못됐다”고 반박하는 등 가자전쟁을 둘러싼 두 사람 간 균열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MSNBC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전 세계가 이스라엘이 지지하는 것에 반대하게 만들어 이스라엘을 돕기보다는 해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외면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하면서 “나는 휴전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레드라인’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라파 침공이 레드라인”이라고 답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날인 10일 이를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며 “내가 이스라엘인 대다수가 희망하는 바에 역행하는 개인적 정책을 추구해 이스라엘의 이익을 해친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면, 그의 발언은 모두 잘못됐다”고 말했다. 또 “그것은 내 개인적 정책이 아니라 이스라엘인 대다수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정책”이라며 “(이스라엘인들은) 남은 하마스 테러 부대를 격퇴하기 위한 우리의 행동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 증가와 인도적 지원을 놓고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을 빚고 있다. 팔레스타인인 희생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자 바이든 대통령은 100만명이 넘는 피란민들이 밀집되어 있는 라파 국경 지역에 대규모 공격을 가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방식이 이스라엘에 오히려 피해를 준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이스라엘 국민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의 간극을 부각시켜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동시에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만을 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역시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 국민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레드라인’ 경고에도 “나에겐 레드라인이 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있었던) 10월7일 학살이 다시 반복되지 않는 것”이라면서 라파 공격 계획을 거듭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육로를 통한 물자 반입을 엄격히 제한하자 항공기와 해상을 통한 구호품 전달을 시도하며 가자지구 지원을 늘리고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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