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에 대형병원 수백억 적자…동네병원은 몰래 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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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대형병원과 개원가는 경영상황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전공의 집단 행동의 직격탄을 맞은 상급 종합병원은 수술 취소와 외래진료 감소 등으로 재정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개원가는 상위 병원에서 전원된 경증 환자들을 상당수 수용하며 별 문제없이 진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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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병원 이달 수백억 적자
동네병원은 환자 몰려 북새통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소속 전공의의 88%가 근무지를 이탈하고 전임의의 81%가 임용을 포기한 부산대병원의 경우 이달 100억~15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공의 이탈 여파로 수술 건수가 급감하고 병상 가동률이 40∼50%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임직원의 노력에도 최근 현실적인 문제로 비상 경영 상황까지 맞게 돼 안타깝다”며 “현장과 더 가까이 소통하며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역시 전공의 이탈이 길어지면서 수백억원대 적자를 냈고 기존에 쌓아둔 예비비로 병원 운영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소재 4개 대학병원은 경영악화로 임금체불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울산대병원도 연장근로 제한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지역 소재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료진이 있어야 병원이 있는 건데 경영 여건이 극도로 나빠지다 보니 의료진의 인건비를 지출비용이라 비하하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며 “의사가 부족해 할일은 더 많아졌는데 조만간 병원이 문 닫는 건 아닌지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병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병원이 암 병동 통폐합을 추진하고 경희의료원 등이 무급휴가를 장려하는 것 역시 수익성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교수는 “최근 병동에 가보면 4~6인실에 환자가 1~2명밖에 없다”며 “이달 들어 우리 병원도 수익이 전월 대비 4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울한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개원가는 몰려든 환자들로 북적이는 모양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리던 환자들이 1, 2차 병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상급종합병원의 중등증·경증 환자들은 지난달 1~7일 평균보다 35%가량 줄었다. 대신 서울의 경우 야간·휴일 진료가 가능한 동네 의원이 기존 73곳에서 107곳으로 늘었다.
정부가 의료공백 해소 차원에서 비대면진료를 전면 개방한 것도 개원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비대면진료의 90%이상이 동네 의원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최근 이용자가 의료대란 이전보다 2배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비대면진료의 수가는 대면진료의 130%로, 진찰료(100%)에 ‘전화 상담 관리료’(30%)가 가산되는 형태라 수익 측면에서도 개원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대형병원과 개원가 간의 상반된 분위기에 불만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 소재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나 전임의, 교수들은 자기 업무를 포기하면서까지 정부에 대응하고 있는데 개원가는 목소리만 클 뿐 별다른 투쟁 움직임이 없다”며 “대한의사협회가 개원의들이 중심이다 보니 이번 사안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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