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리는 바로 그 곳…여왕이 돌아왔다
5년만 佛오픈 정상
안세영(22)이 다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게 될 바로 그곳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은 지난 10일 밤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1(18-21 21-13 21-10)로 꺾었다.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는 오는 7월 말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종목이 열리는 경기장이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을 약 다섯 달 앞둔 채 열린 리허설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두 달의 공백을 완전히 지웠다. 안세영은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결승전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다. 부상 투혼 끝에 우승해 꿈의 금메달을 거머쥐었지만 후유증이 있었다. 한동안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1월14일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가 했지만 다음 대회였던 인도오픈에서는 8강전에서 무릎 통증으로 기권했다.
올림픽을 앞둔 시즌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에 불안감을 보였으나 이후 다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은 접전을 벌였고 세계랭킹 3·4위의 강적들에게 잇달아 역전승을 거두며 당당하게 금메달을 땄다.
9일 4강전에서 타이쯔잉(3위·대만)과 1시간 6분의 혈투 끝에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오른 안세영은 야마구치 아카네(4위·일본)를 마주했다. 야마구치는 안세영이 지난해 7월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 직전까지 세계 1위를 지켰던 여자단식 최강자다. 안세영과 상대전적에서도 12승9패로 앞서 있었다.
그러나 안세영은 1게임을 내준 뒤 2세임 14-9에서 7연속 득점해 게임스코어 1-1 균형을 맞추며 기세를 뺏었고 마지막 3게임에서 거세게 몰아붙여 21-10으로 승리했다.
한국 여자단식에서 새 기록들을 써가고 있는 안세영은 프랑스오픈에서 2019년에 이어 두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안세영은 우승 뒤 BWF와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에 비해 무릎이 많이 나아졌다. 오늘 경기를 매우 즐겼고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올림픽이 열리는 체육관에서 우승해 의미가 크고 매우 기분 좋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이제 바로 메이저대회로 넘어간다. 12일 영국 버밍엄에서 시작되는 전영오픈에 출전한다. 전영오픈은 지난해 안세영이 1996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한국에 우승을 안기며 ‘안세영 시대’를 열어젖힌 바로 그 대회다. ‘천적’이던 천위페이(2위·중국)를 이 대회 결승에서 꺾고 우승한 이후 안세영은 승승장구, 세계 1위까지 올라섰다.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을 떨쳐낸 안세영이 또 달리기 시작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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