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마지막 쟁점법안 될 ‘채상병특검법’…22대 총선에 달렸다
야당 승리 땐 명분 확보…여당 승리 땐 거부권에 여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대사 신분으로 출국하면서 채상병특검법이 주목받고 있다. 채상병특검법은 지난해 10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려져 올해 4월3일부터 본회의 표결이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직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4·10 총선 성적표가 채상병 특검 현실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총선 후 추진은 맞다. 4월일지 5월일지는 봐야 할 것 같다”며 “총선 결과가 추진력 유무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이슈는 그럼에도 추진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채상병특검법안은 지난해 9월8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했다. 특검 수사 대상은 크게 두 갈래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진상규명과 사건 수사 과정에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채상병특검법은 지난해 10월6일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당 의원 181명의 동의를 얻어 패스트트랙에 올랐다.
패스트트랙 법안 중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소관 상임위인 경우 최대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친다. 지난해 10월6일 기준으로 180일이 되는 시점은 오는 4월2일이다. 총선 직전인 4월3일부터 채상병특검법은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될 수 있다. 다만 선거 직전이라 법안 표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총선 직후로 처리 시점을 잡아뒀다. 이에 따라 채상병특검법은 총선 직후 표결하는 21대 국회의 마지막 쟁점 법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 기준 의석수만 보면 특검법 처리는 가능하다. 이날 기준 민주당 157석, 국민의힘 114석이다.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진보당 등 야권 계열은 물론이고 여권 계열 개혁신당도 특검법에 찬성한다.
다만 22대 총선 성적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야당이 승리한다면 법안 통과가 유력시된다. 의석수와 명분, 여론을 모두 확보한 셈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국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 경우 야당은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야당이 패배하면 본회의 처리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선거 승리로 여론을 등에 업은 여당은 특검법 반대 공세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법안을 처리해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을 일정 정도 갖게 된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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