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블랙리스트' 의혹…커뮤니티 압수수색·맞고발

<앵커>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명단을 만들어서 유포하라는 글이 올라왔었던 한 인터넷 사이트를 경찰이 압수수색 했습니다. 의사협회 측은 그건 누군가가 회장 직인을 도용해서 위조한 거라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습니다.

이 내용은 민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7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문서입니다.

대한의사협회 내부 문건이라면서 의협 로고, 회장 직인과 함께 지침 사항 등이 적혀 있습니다.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을 작성하고 이를 유포하라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 명단, 이른바 '전공의 블랙리스트'가 올라왔던 만큼 의협이 명단 작성을 사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누가 이런 문건을 만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디시인사이드를 압수수색 했습니다.

[디시인사이드 관계자 : 게시물 작성자의 정보인데 저희가 갖고 있는 정보는 다 드렸습니다.]

의협은 통상적인 공문에는 협회 주소와 문서번호, 시행일자 등이 담기는데, 해당 문건은 형식이 다르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습니다.

회장 직인 모양은 비슷하지만, 누군가 직인을 도용해 위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의사 집회에 제약회사 직원을 동원했다는 글도 허위라며 작성자를 고소한 의협 비대위 임원은 경찰에 나와 고소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주수호/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 (제약회사 직원을 동원하라고) 지시해서도 안 되고 (의협이) 그렇게 할 집단도 아니에요. 혹시라도 개인 회원이 개인 자격으로 그런 일을 했다고 그러면 자체적으로 강력하게 징계를 할 것이고….]

경찰은 전공의들에게 사직 전 병원 자료를 삭제하라고 종용하는 내용의 행동 지침을 작성한 전공의도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경찰은 내일(12일) 정부가 전공의 집단행동을 부추겼다고 고발한 의협 간부 가운데 아직 조사를 받지 않은 나머지 3명을 동시에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제일·공진구·이찬수, 영상편집 : 신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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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호 기자 ho@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