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2순위 vs 3순위 억대 신인 '정면충돌', 나란히 K쇼 펼쳤다! "친구지만 배울 점 많다" 서로 인정 [부산 현장]
전미르와 김택연은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에서 각각 9회 초와 9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전미르는 다소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등판했다. 9회 초 0-3으로 뒤지던 롯데는 필승조 구승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첫 타자 김인태의 타구가 구승민의 어깨를 때리고 말았다. 고통을 호소한 구승민은 마운드 앞에 쓰러졌고, 더 이상의 투구는 어려워보였다.
다행히 스친 정도로 타구가 지나가면서 구승민은 큰 부상을 피했지만, 롯데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전미르를 등판시켰다. 그는 첫 상대 타자인 이유찬에게 2루수 앞쪽 타구를 유도했지만, 다소 까다로운 바운드의 공을 2루수 최항이 잡지 못하면서 주자를 내보내고 말았다.
하지만 전미르는 흔들리지 않았다. 1번 김대한을 상대한 그는 변화구만 5개를 던진 끝에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다음 타자 조수행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으며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씩씩한 투구는 이어졌다. 장승현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전미르는 강타자 김재환마저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만들었다.
이날 전미르는 1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김택연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전미르는 총 19구 중 직구 9개, 커브와 슬라이더 각 5개씩을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나왔다. 김택연은 16개의 공 중 14개를 속구를 꽂았고, 커브와 포크볼 각 1개씩을 투구했다. 속구 최고 구속은 150km를 마크했다. 두 선수 모두 어린 선수다운 패기가 돋보였고, 또 신인답지 않게 피해가지 않는 과감한 모습도 보여줬다.
경기 후 스타뉴스와 만난 전미르는 "안타를 맞은 건 내 공이 별로여서 맞았고, (손)성빈이 형이 잘 리드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호투를 펼친 부분에 대해 "운이 좋았다"면서 "운에만 계속 의지할 수 없으니 이게 실력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이미 준비는 해놓은 상태였다. 전미르는 "코치님이 준비는 항상 하고 있으라고 하셔서 준비를 마쳤다. 나가라고 하셔서 나갔다"면서 "몸이 안 식도록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같은 9회에 올라왔기에 두 선수는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미르는 "이닝 중반부터 봤는데 역시 잘 던지더라. 친구지만 배울 게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고교 시절에도 대결했다는 전미르는 "졌다. 그때는 시합도 그렇고 다 졌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날 대결에 대해서도 "팀이 졌기 때문에 투구 내용은 다 필요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고 출신의 김택연은 지난해 고교야구 주말리그와 전국대회 13경기에 등판해 64⅓이닝 동안 7승 1패 평균자책 1.13에 탈삼진 97개를 잡아냈다. 고교 투수 가운데 최고의 제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김택연은 지난 시즌 볼넷 9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만을 허용했다. 최고시속 152㎞, 평균 140㎞ 후반대 강속구를 무기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는 스타일로 빼어난 경기 운영 능력과 성실한 훈련 태도, 인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고를 졸업한 전미르는 키 188cm-몸무게 95kg의 건장한 체격과 뛰어난 운동신경을 지닌 선수로, 고교 시절 마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처럼 투타겸업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2023년 고교 무대에서 타자로는 27경기에 나와 타율 0.346(81타수 28안타), 3홈런, OPS 1.032의 기록을 냈고, 투수로는 18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1.32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7월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는 투수로서 13이닝 무실점 6사사구(3볼넷 3몸에 맞는 볼) 15탈삼진을 기록했고, 타자로서 타율 0.267(15타수 4안타) 4타점 6볼넷(2 고의사구)을 기록하며 대회 MVP와 수훈상을 수상했다. 그의 활약 속에 경북고는 지난 1993년 이후 무려 30년 만에 청룡기 정상에 올랐다.
이어 이 감독은 "김택연의 강점은 구위도 구위지만, 대담한 성격 같다. 소프트뱅크전에서 위기 상황에서 일부러 홈런왕 출신 4번 타자 상대로 붙여봤다. 그런데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위기 관리하는 걸 보면서 예사롭지 않다 생각했다. 구위 면에서도 회전수가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빠른 공을 노리고 있는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거나 난타당하는 유형은 아닌 거 같다"고 감탄했다.
김태형(57) 롯데 감독 역시 11일 경기를 앞두고 "변화구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걸 보면 변화구나 제구력은 본인이 어느 정도 마운드에서 운영하는 능력이 되니까 자신 있게 던진다. 굉장히 좋게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 공을 못 던지고 이러는 게 아니라 그런 부분은 충분히 1군에서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주형광(48) 롯데 투수코치도 "전미르는 매력이 있다. 투수로서 제일 중요한 '싸움닭' 기질도 있다"며 "이리저리 피하진 않으니 경험만 붙으면 충분이 좋은 모습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코칭스태프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택연과 전미르는 개막 엔트리 진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문현빈(한화), 박명근(LG), 김민석(롯데) 등 무려 14명의 신인 선수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는데, 이대로라면 두 선수 모두 1군 진입 가능성이 높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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