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박용진 공천 탈락···‘친명’ 정봉주 본선행
대표적인 비이재명(비명)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10 총선 당내 공천에서 탈락했다. 대신 친이재명(친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이 서울 강북을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민주당 ‘청년전략특구’로 지정된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대장동 변호사’로 불리는 친명계 김동아 변호사가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초 공개 오디션에서 한 차례 탈락했었던 김동아 변호사를 다른 경선 후보를 밀어내면서까지 구제해준 바 있다.
박 의원의 탈락과 김 변호사의 공천은 민주당 내 ‘비명횡사·친명횡재’ 파동의 정점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 내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오던 박 의원의 탈락은 중도층 유권자들의 표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오후 서울 강북을과 서대문갑, 세종갑, 경기 화성정 지역의 경선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박 의원은 ‘득표율 감점 30%’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앞서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박 의원이 현역 의원 하위 10% 수준이라는 평가를 했다. 따라서 박 의원은 경선 득표율의 30%가 자동 감산됐다. 앞서 이승훈 예비후보까지 포함한 3자 경선에서 박 의원이 과반을 달성하지 못하고 결선을 치르게 된 것도 이 페널티가 영향을 미쳤다. 정 원장과의 이번 1대1 결선에서도 박 의원은 득표율 60% 득표율을 넘겨야 상대를 간신히 꺾을 수 있던 상황이었는데 결국 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 강북을 경선은 민주당 공천 파동의 마지막 ‘뇌관’으로 불렸다. 지난 6일 하루에만 비명계 현역 의원 7명이 경선에서 떨어졌으며 지난 10일에도 현역 양기대·이장섭 의원 등이 친명계 원외인사에 밀려 공천 탈락했다. 이런 와중에 박 의원마저 탈락하면 불공정 공천의 쐐기를 박는 셈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 비판으로 유명한 박 의원은 지난 대선과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대표적인 비명 인사다.
박 의원의 강북을 공천 탈락은 서울 지역의 총선 표심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이 다수 포진한 서울·수도권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이 마지막 남은 비명계 현역 의원까지 내쳤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 안에서 그나마 중도에 가까운 시각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던 사람을 당이 탈락시켰다고 (유권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 대신 정 원장이 이명박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박진웅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는다.
정 원장은 2018년 성추행 의혹이 일자 정계를 은퇴했다가 이듬해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민주당에 복당했다. 2020년 21대 총선 공천을 신청했지만 성추행 의혹을 의식한 당 지도부는 그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후 열린민주당을 창당했던 정 원장은 흡수합당 방식으로 민주당으로 돌아왔다. 2022년 대선 경선 국면부터 이재명 당시 후보를 지지한 친명계로 꼽힌다.
민주당이 청년 전략특구로 지정한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김동아 변호사가 경쟁자인 권지웅 전 비상대책위원과 김규현 변호사를 누르고 공천장을 받았다.
앞서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7일 공개 오디션에서 한 차례 탈락한 김동아 변호사를 구제해준 바 있다. 오디션 통과자인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이 과거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2차 가해 논란이 있다며 끌어내리고 대신 김동아 변호사를 밀어 올렸던 것이다.
김동아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변호를 맡아 ‘대장동 변호사’로 불렸으며 최근 이 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당초 그는 경기 평택갑 출마를 노렸으나 4선 우상호 의원이 서울 서대문갑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이 이곳을 청년전략특구로 지정하자 평택갑 출마를 철회하고 공개 오디션에 응모했다. 김동아 변호사의 경선 승리로 공천 논란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4자 경선이 치러진 세종갑 선거구에서는 이영선 중앙당 부대변인이 다른 경쟁자들을 누르고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경기 화성정에서는 전용기 비례대표 의원이 3인 경선에서 승리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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