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가 사교육에 문제 제공"…'조직적 활동' 사실로

송성환 기자 2024. 3. 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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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수능 출제나 검토에 참여한 현직 교사가 사교육 업체와 결탁해 문제를 제공하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최대 30명이 넘는 교사들이 사교육 업체에 문제를 주고 십수억 원의 대가를 챙긴 사례도 있었는데요.


먼저 송성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책 79페이지에 나온 '너무 과한 정보', 이른바 TMI에 대한 내용에서 지문을 따왔습니다.


그런데 수능 직후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해당 문제가 유명 입시학원의 스타 강사가 제공한 모의고사에 그대로 나왔다는 글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우연의 일치"라는 출제기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해명에도 문제 유출 논란은 이어졌고, 감사원 감사 결과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TMI 지문은 고등학교 교사 A씨가 처음 EBS 수능 연계교재에 활용해 문항을 실었습니다. 


이후 이 교재를 감수한 대학교수 B씨가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해, 문제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한 문제를 수능 문제로 출제했습니다.


문제는 비슷한 시점에 A 교사와 친분이 있던 C 교사가 스타 강사 D씨에게 역시 같은 지문을 활용한 문항을 제공했고, 수능 한 달 앞서 사설 모의고사에 TMI 지문이 실리게 된 겁니다.


평가원은 이 과정에서 사설 모의고사 문항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고, 이후 이의 심사 절차에서도 이의심사위원회에 상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영호 사회.복지감사국 제4과장 / 감사원

"79페이지 부분만 EBS 교재와 수능 그리고 사설 모의고사의 지문으로 출제된 것은 우연의 일치라거나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어 수사 의뢰한 것입니다."


수능 검토위원 경력이 있는 교사가 다른 교사들을 포섭해 일종의 문항공급조직을 만드는 알선책 역할을 맡은 정황도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알선책을 맡은 교사와 수능, 모의평가 출제, 검토 위원 경력 교사 8명은 5년간 2천여 개 문항을 사교육업체에 제공하고 6억 6천만 원의 대가를 챙겼습니다.


이밖에 출판업체를 세워 현직 교원 35명을 문항 제작진으로 운영한 교사 등 사교육과 유착해 문제를 조직적으로 제공한 다수의 사례들이 적발됐습니다.


감사원은 현직교사 27명을 포함한 관련자 5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배임수증재 등의 혐의로 경찰청에 수사 요청했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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