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년 전 세월호 선장 "큰 잘못 저질러" 옥중 심경
10년 전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선장 이준석 씨는 승객들을 두고 혼자 탈출했습니다. 지금은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데 한 목사가 직접 만나 심경을 들어봤습니다.
신진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순천교도소로 향하는 장헌권 목사는 표정이 굳었습니다.
세월호 이준석 선장을 면회하러 가는 길입니다.
[장헌권/광주 서정교회 목사 : 한편으로 접견을 하실까, 하는 생각도 있고…]
2014년 10월, 장 목사는 처음 이 선장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장헌권/광주 서정교회 목사 : 지쳐 쓰러져 있는 엄마 아빠 가족들의 마음을 아시고 양심선언을 하십시오.]
3년 3개월 뒤 답장이 왔고 첫 면회도 했습니다.
그 뒤로 1년, 이 선장은 심경을 적은 편지 7통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2019년 1월 이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리고 6년 만에 면회 기회가 왔습니다.
교도소 앞에서 기다리는 취재진도 초조했습니다.
[{면회 성사되었나요?} 네. 15분, 15분간 했고요.]
한참 뒤 나온 장 목사, 대화 내용을 쪽지에 적어왔습니다.
[장헌권/광주 서정교회 목사 : '제가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입이 열 개라도 말할 수가 없다, 자다가도 일어나서 눈물이 나온다.']
유가족에게 전하는 말이었습니다.
6년 전 면회 때와는 조금 달랐다고 했습니다.
[장헌권/광주 서정교회 목사 : (첫 면회 때는) 왜 그렇게 그냥 퇴선 명령도 안 하고 나오셨습니까? 그랬더니 '내가 왜 그랬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얼버무렸거든요.]
잘못을 분명히 인정했는데, 그래도 눈을 피하더라고 했습니다.
[장헌권/광주 서정교회 목사 : 저하고 눈을 마주치려고는 안 하죠.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여전히 유가족을 직접 만나 사과할 용기는 없어 보인다고 했습니다.
[장헌권/광주 서정교회 목사 : '내가 그분들 얼굴을 어떻게 볼 수가 있겠냐. 얼굴을 차마 내가 볼 수가 없다.']
소식을 들은 유가족들 마음은 복잡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볼 면목이 없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 하느냐"고 했습니다.
"예전에 만남을 요구할 땐 들어주지도 않았다"고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장헌권/광주 서정교회 목사 : 진실이나 뭐 이런 것들을 좀 표현해 줄 수 있지 않겠는가. 진짜 반성한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그 부분을 얘기해주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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