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서 본 지문이 수능에" 어떻게?…'사교육 카르텔' 수면 위로
재작년 수능 영어 23번 지문이 유명학원의 사설 모의고사에 나온 것과 똑같아 논란이 됐었죠.
어떻게 이럴 수 있던 건지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는데 자세한 소식, 채승기 기자입니다.
[기자]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은 수능이 끝나자 이의신청이 잇따랐습니다.
수능 전 치러진 유명학원의 사설 모의고사에 나온 문제와 지문이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수능출제위원 A씨는 출간 전인 EBS 교재를 감수하면서, 교사 B씨가 낸 지문을 그대로 수능에 사용했습니다.
평소 교사들로부터 문항을 사서 모의고사를 만들던 유명 학원강사 C씨는 또다른 교사 D씨에게 해당 지문을 받아 모의고사로 출제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학원 모의고사와 수능에 같은 지문이 출제된 겁니다.
하지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검증을 부실하게 했고, 수능 이후 이의신청이 215건이나 접수됐는데도 논란을 축소하려 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현직 교사가 수능과 모의고사 출제위원을 하면서 알게 된 교사 8명과 이른바 '문항 공급 조직'을 만든 뒤, 이를 사교육 업체와 학원강사에게 팔아 6억여원을 받은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또 배우자가 설립한 출판업체를 통해 현직 교사가 만든 문항들을 사교육 업체에 판매해 2019년부터 22년 사이 약 19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감사원은 사교육업체와 일부 교원 간 금품을 매개로 문항 거래가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은 교사와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요청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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