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메타버스에서 상표권자로 살아남기

2024. 3. 11. 19: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명섭 한국특허기술진흥원장

영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는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현실과 가상요소가 융합된 화면을 보며 전투에 임하고, 아바타에선 주인공이 '특수 캡슐'을 통해 아바타에 연결하여 판도라 행성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벌인다. 슈트나 캡슐을 이용해 가상현실에 접속하는 영화적 상상이 VR 헤드셋, 컨트롤러 등 스마트기기의 발전으로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최근에 애플에서 혼합현실(MR) 체험을 위한 '비전프로'를 출시하였고, 삼성전자에서는 확장현실(XR) 체험용 헤드셋 'Galaxy Glasses'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상현실을 넘어 혼합현실(MR)·확장현실(XR)을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의 발전은 사용자의 몰입감을 강화하여 메타버스(=확장 가상 세계)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의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메타버스 내에서 생산된 가상상품에 대한 독점적 지위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은 메타버스에서 가상상품을 판매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상품을 홍보하고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내에서의 상표권 획득은 더욱 중요한 일이 되었다. 특허청의 가상상품 상표출원 심사지침에 따르면 가상상품과 현실상품은 서로 유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기업은 메타버스 내에서 자사 브랜드의 악의적인 이용을 방지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상상품에 대한 상표 등록이 꼭 필요하다.

가상상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가상상품과 서비스업에 대한 상표출원량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2022년 하반기에는 전 분기 대비 약 740%(2352건→1만 9751건) 출원량이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방증하는 이면에 상표권 분쟁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다. 즉, 메타버스에서 상표권자로 살아남기 위해 메타버스 내 상표 사용 모습과 상표품으로 취급되는 가상상품의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 상표 사용 모습으로는 현실의 특정 장소를 모티브로 한 가상공간 구현에 사용된 상표(가상 구찌 매장 '구찌빌라'), 가상 공간에서 현실상품 판촉을 위한 상표, 가상상품의 출처 식별을 위한 상표 정도로 확인된다.

아울러, 가상상품은 생산과 거래 과정에서 현실상품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나, 현실상품과 다르게 물리적 형태가 없이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상표법적 취급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상표법상 디지털 환경에서의 상표 사용에 대한 기준이나 규제는 아직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다.

가상상품의 법적 취급이 미정립된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의 상표권 창출 전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가상+현실상품', '내려받기 가능한 이미지 파일', '내려받기 가능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업' 명칭을 이용해 다방면으로 국내 상표등록을 받았고, 이를 기초하여 미국·유럽 등을 대상으로 국제출원을 진행 중에 있다.

나아가, 메타버스를 자신들의 현실 상표품을 광고하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주력 상품인 자동차를 형상화한 가상상품에 상표를 표시하여 메타버스 이용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임과 동시에 실질적인 상표법적 사용에 해당하여 상표권 보호 전략으로 평가된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메타버스와 가상상품에 대한 법제(法制)를 연구 중에 있으나, 메타버스 발전 초기단계의 혼란을 감안하여 상표권 전략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상표권자들은 가상상품의 성질을 포섭하는 상품·서비스업 명칭을 이용한 상표권 창출전략과 메타버스를 상표 사용행위의 공간으로 사용하는 상표권 보호전략을 참고하여 글로벌 시장의 경쟁우위를 점하기 바란다. 김명섭 한국특허기술진흥원장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