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권심판 선거 중심은 충청…국민 무섭다는 것 보여줘야”

野 이재명, 중원 돌며 표심공략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띄우며
“회초리로 안 되면 몽둥이 써야”
이태원·金여사 명품백 등 맹공
“홍성·예산 험지서 기적 만들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1일 캐스팅보트 충청 지역에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중원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특히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부각하기 위해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출마한 천안 등을 방문하는 등 ‘윤석열 정권 심판벨트’ 순회를 이어가며 수세 국면을 반전시키는 데 집중했다.

이 대표는 이날 홍성시장 연설 및 충남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아무리 나쁜 정권이라도 국민 눈치 보는 척, 국민 존중하는 척, 균형 맞추는 척이라도 하는데 이 정권은 어떻게 된 게 ‘나는 원래 불공정해’, ‘내 아내 특검 안 돼’, ‘죄를 지은 증거가 있든 말든 수사 못 해’라고 한다”며 “법은커녕 기본적인 윤리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패륜 정권이다. 국민 알기를 뭐로 알고 있지 않나”라며 현 정부를 겨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11일 충남 홍성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홍성=뉴시스

이 대표는 이어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 무서운 줄 모르면 회초리를 들고, 회초리로도 안 되면 몽둥이로 때려서라도 정신 차리게 해야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현 정부 ‘5대 실정’으로 규정한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반드시 심판해서 희망 있는 나라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심판 선거의 중심은 바로 충청”이라며 “충청에서 이겨야 전국에서 이길 수 있다. 민주당의 이 절박한 호소를 여러분이 승리로 격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양 후보도 “홍성·예산은 사지에 가까운 험지라고 하지만 이번이야말로 기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홍성군민과 예산군민의 지지를 얻고 당선돼 민주당에게 승리를, 충남 도민에겐 감격과 기쁨을 안겨드리겠다”고 말했다.

홍성·예산은 충남의 TK(대구·경북)로 불릴 만큼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민주당이 충남지사를 역임한 양 후보를 전략공천해 탈환을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홍문표 의원 불출마로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출마하는 지역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충남 홍성 양승조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홍성·예산 후보자 연석회의 및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이후 천안에서 충남 정책간담회 및 현장 기자회견을 갖고 “어떻게 대명천지 21세기에 우리가 군대 간 자식들이 혹시 전쟁터 가서 죽거나 다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느냐”며 “채 상병 사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사람이 버젓이 공천받지 않나. 이게 국민에게 예의를 갖춘, 국민을 존중하는 태도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천안 일정은 천안갑 지역구에 채 상병 순직 당시의 국방부 차관이었던 신 전 차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받은 것을 고려해 계획됐다.

천안은 21대 총선에서 갑·을·병 3개 선거구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지만 지난 대선·지방선거 천안 동남구 득표율에선 국민의힘이 승리해 이번 총선 격전지로 꼽힌다. 천안갑에서는 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신 전 차관과 4년 만의 재대결을 펼친다.

곽은산 기자, 홍성·천안=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