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종북 숙주론’에… 민주당 ‘비례 1번’ 재추천 검토 [막오른 비례대전]

김승환 2024. 3. 1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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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후보 색깔 논쟁 얼룩
野 위성정당 ‘시민단체 몫’ 후보 논란
비례1번, 겨레하나 대표 출신 전지예
한·미 훈련 반대 시위 주도 反美단체
사드 배치 반대 정영이도 ‘비례’ 후보
민주 최고위 “대표성 떨어진다” 우려
국힘 “野 총선 공약이 반미인가” 맹공
도덕성 검증 강화… 野와 차별화 고심

여야가 4·10 총선을 앞두고 비례 위성정당 후보 인선에 한창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연합에 참여하는 진보당 후보가 확정된 이후 ‘종북’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시민사회 추천 인사로 민주연합 비례 1번에 배정될 예정인 후보가 반미 성향 단체에서 활동한 전력이 확인된 것이다.

국민의힘 같은 경우 사실상 직접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후보 추천을 주도하는 반면 민주당은 ‘야권 비례 연합’이란 기조 아래 위성정당인 민주연합을 창당하고 진보당·새진보연합·시민사회에 일정 인원의 후보를 추천토록 한 상태다. 이런 구조로 인해 논란이 있는 후보가 추천되고 결과적으로 여권으로부터 “민주당 위성정당이 종북·반미세력의 숙주 노릇을 한다”는 비판까지 받게 된 상황이다. 논란이 심상치 않자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도 후보 재추천·순번 조정 등 수습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청년운동가 출신 국민후보 선출자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국민후보 선출을 위한 공개 오디션에서 소감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국민 눈높이 맞춰 검증해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11일 오전 비공개 회의에서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 등 시민사회 몫 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우려를 교환했다. 전 운영위원 등이 ‘시민사회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애초에 시민사회 측에서 약속한 후보 성격이 있는데 정작 추천 인사가 사실상 진보당 추천 인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애초 이 자리에서 비례대표 추천 관련 안건을 상정,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보류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전 운영위원 논란과 관련해 “(비례 순번 1번 배정 여부는) 전체적으로 참여하는 모든 세력이 최종적으로 합의 보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민주당 측은 후보 추천을 주도한 시민사회 측에도 재추천 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오디션 등 절차를 이미 거친 터라 시민사회 측에서 현시점에 새 후보를 추천하는 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민주연합 차원의 검증 단계에서 후보를 교체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김민석 상황실장은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 회의에서) 민주연합이 각 당과 시민사회가 추천하는 비례후보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연합은 전날 ‘국민후보 공개 오디션’을 통해 전 운영위원과 함께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 구례군농민회장,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 등 4명을 비례대표 후보로 선발했다. 오디션 결과 발표 이후 논란이 된 건 전 운영위원의 ‘겨레하나’ 활동 이력이다. 겨레하나는 한미연합훈련 반대 시위를 벌여온 반미 성향 단체다. 정영이 회장의 경우 경북 성주 사드배치 반대 활동을 했던 이력이 있다.
이미 민주연합은 진보당 몫 비례대표 후보 3명 때문에 논란에 휩싸인 터다. 과거 종북 논란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 후신이란 평을 받는 진보당은 한총련 대의원을 지냈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된 이력이 있는 장진숙 공동대표, 통진당 후보로 총선 등에 출마한 적 있는 전종덕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통진당 후신인 민중당 공동대표 출신 손솔 수석대변인을 민주연합 비례 후보로 확정한 상태다.
김상근 더불어민주연합 국민후보 추천 심사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례대표 국민후보 선출을 위한 공개 오디션에서 네 명의 최종 후보들과 손을 잡고 들어올리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청년운동가 출신 전지예 씨, 농민 출신 정영이 씨, 김 위원장, 의료인 출신 김윤 씨,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뉴시스
◆與 “민주 총선 공약이 반미냐”

당장 여당이 전 운영위원 등 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와 관련해 맹폭을 퍼부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전 운영위원에 대해 “한·미 연합훈련 반대,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던 단체 대표 출신이고, 비례대표 1번이라는 건 그 정치세력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과 같은 존재”라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묻고 싶다. 민주당의 총선 공약은 연합훈련 반대와 주한미군 철수냐, 반미냐”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위한 면접을 12일부터 사흘간 진행한다. 야당의 비례대표 후보를 두고 논란이 불거진 만큼 후보 선정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당초 비례대표 공천신청자 530명 중 부적격 처리자 33명을 접수 마감 다음날인 10일 컷오프(공천 배제)한 데 이어 이번 면접에서도 도덕성 부분에 대한 검증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번 비례대표 후보를 두고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하반신마비 장애를 딛고 변호사가 된 이소희(37) 전 세종시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인요한 혁신위에서 혁신위원을 지내며 당 혁신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승환·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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