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슈퍼스타 이정후, 미디어가이드 표지도 정복…아버지 이종범부터 반려견 까오까지 나왔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이정후는 역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간판, 핵심 선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11일 공개한 2024년 시즌 미디어가이드에서도 이정후의 큰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밥 멜빈 감독 등 주요 선수들과 함께 표지를 장식했고 선수 소개도 3페이지나 된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해마다 한 시즌 취재와 중계 제작 등 미디어관계자들이 참고자료로 쓸 수 있는 미디어가이드를 발간한다. 표지에는 그 팀의 스타들이 배치되기 마련인데, 샌프란시스코는 6년 1억 1300만 달러의 사나이 이정후를 표지에 배치했다. 올해 미디어가이드 표지에는 멜빈 감독을 중심으로 왼쪽 위부터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와 로건 웹, 이정후, 카밀로 도발과 타이로 에스트라다, 패트릭 베일리가 등장한다.
이정후의 소개는 3페이지 분량이다. 양으로만 치면 다른 주요 선수들에 비해 적지만,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전혀 없는데도 3페이지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만큼 이정후의 다양한 기록, 에피소드들이 미디어가이드에 담겼다.
샌프란시스코는 먼저 이정후의 지난해를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85경기에 출전했고 타율 0.318 출루율 0.407 장타율 0.456과 6홈런, 45타점, 50득점을 기록했다", "7월 22일 롯데전 왼쪽 발목 골절로 시즌을 금방 마쳤다. 7월 27일에는 시즌아웃으로 이어지는 수술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래도 이정후는 타석에서 히어로즈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10일 경기에서, KBO에서의 마지막 한 타석을 소화했다"고 썼다. 또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타율 0.429, 2루타 2개와 5타점을 기록했다"는 사실도 미디어가이드에 포함됐다.
다음 페이지에서 이정후가 KBO에 남긴 굵직한 발걸음을 모두 소개했다. 2016년 넥센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고 2017년부터 프로야구 선수가 됐고, 원래 내야수였지만 히어로즈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꾼 것부터 미디어가이드에 실렸다. 또 "퓨처스리그를 거치지 않고 18살 나이에 개막전 로스터(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고졸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데뷔 시즌 전경기에 출전했다. 179안타와 타율 0.324, 출루율 0.395, 장타율 0.417과 2개의 홈런, 47타점, 12도루로 신인왕을 차지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2018년에 대해서는 2년차 시즌 타율 0.355와 출루율 0.412, 장타율 0.477을 기록한 점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경력이 소개됐다. 그런데 "대만전에서 결승 타점을 올렸다"는 잘못된 정보도 들어갔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대만과 한 번 맞붙어 1-2로 졌고, 1득점은 김재환의 홈런에서 나왔다.
2019년은 이정후가 처음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시즌이다. 샌프란시스코는 "2019년의 이정후는 정규시즌 타율 0.336을 기록하며 히어로즈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이정후는 플레이오프 MVP에 오르면서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도왔다"며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은 1993년 한국시리즈 MVP였다. 한국에서 부자가 포스트시즌 MVP에 오른 역대 최초 사례"라고 소개했다. 또 "이정후는 시즌이 끝난 뒤 2019년 프리미어12 국가대표에 선발됐다"고 덧붙였다. 이정후의 두 번째 성인 대표팀 경력이다.
2020년에 대해서는 "타율 0.333과 15홈런, 101타점과 커리어 하이인 OPS 0.921을 기록했고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2020 도쿄 올림픽(2021년으로 연기) 대표팀에 선발된 점도 언급했다.
2021년은 이정후가 타율 1위 타이틀을 차지한 시즌이다. 샌프란시스코도 "123경기에서 타율 0.360으로 KBO 타율 1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이정후 최고의 시즌 차례다. 2022년 142경기를 뛰면서 타율 0.349와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를 기록했고 홈런(23개)과 타점(113개)에서 개인 한 시즌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MVP에 선정됐다. 타율 1위에 오르는 한편 안타(193개)와 타점(113개) OPS(0.996) 또한 리그 1위였다.
야구장 밖의 이정후에 대해서도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첫 번째는 별명 '바람의 손자'다. 아버지 이종범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는 전 KBO MVP(1994년)이자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지닌 이종범의 아들이다. 이종범은 1994년 KBO 한 시즌 최다인 84도루 기록을 세웠고 MVP에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후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바람의 손자라고 소개해 아버지의 전설을 기렸다. 아버지 이종범은 19살 나이에 KIA(해태)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나고야의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뛰었다. 나고야는 이정후가 태어난 곳이다"라고 썼다.
스즈키 이치로의 영향을 받아 51번을 달게 된 일화도 적혀있다. 구단은 "이정후는 KBO에서 뛰는 7년 동안 51번을 썼다. 그가 좋아하는 선수 이치로의 등번호를 선택한 것이다. 이치로는 이정후가 일본에 살던 1998년 오릭스 버팔로즈(당시 블루웨이브)에서 뛰었다. 3년 뒤 이치로는 NPB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번째 야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정후의 응원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는 자신만의 응원가를 가졌다. 팬들은 그의 타석이 돌아오면 노래를 부른다"며 응원가 영상을 링크로 달았다. 밴드 크라잉넛의 '취생몽사'를 개사한 응원가 영상이다. 샌프란시스코가 링크한 영상이 구단 공식 채널이 아니라 야구 팬이 만든 채널의 것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의 인연도 담겨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는 키움 동료였던 김하성과 절친한 사이다. 김하성은 밥 멜빈 감독과 지난 2년 동안 샌디에이고에서 함께했다"고 소개했다. 이정후는 김하성에 대해 "정신적인 지주였다. 형이 길을 터줘서 큰 꿈을 꿀 수 있었다. 궁금한 게 있을 때마다 자주 물어본다"고 얘기했다.
이정후가 구단을 통해 기부 펀드를 만든 점도 소개됐다. 구단 측은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커뮤니티 펀드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2024년에는 6만 달러, 2025년에는 8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에는 11만 달러를 기부한다. 2028년과 2029년은 10만 2500달러를 기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다음 페이지에는 이정후의 가족관계가 소개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여동생 이가현 씨는 샌디에이고의 새 구원투수 고우석과 결혼한 사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결혼식을 올렸다. 고우석은 이번 오프시즌 샌디에이고와 계약했고, 이정후와 친한 김하성과 동료가 됐다. 고우석은 지난해 KBO 챔피언 LG 트윈스의 마무리투수였다. 이정후(휘문중)와 고우석(양천중)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경기에서 상대하며 지냈다"고 썼다.
반려견에 대한 내용도 있다. 사진과 함께 "이정후는 강아지 두 마리를 기른다. 포메라니안은 이름이 까오, 치와와는 이름이 루아"라고 적혀있다.
한편 이정후는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위치한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두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이정후는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 시범경기 타율 0.368(19타수 7안타), 출루율 .429, 장타율 .579, OPS 1.008에 1홈런 3타점 1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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