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이재명 심판론`으로 지지율 급부상한 조국혁신당

2024. 3. 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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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정치평론가

조국 대표가 이끌고 있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상승이 주목받고 있다. 4월 10일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 국면에 주목받는 변수로 등장했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지난 4~6일 실시한 NBS 정기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17.2%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만약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정당 비례 투표는 어느 정당에 할 생각인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28%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으로 17%로 나왔다.

주목할 정당이 바로 조국혁신당인데 14%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연합과 불과 3%포인트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민주당의 아성이라고 하는 호남 지역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이 29%인데 조국혁신당은 22%로 민주당과 거의 차이가 없다.

다른 조사를 보더라도 조국혁신당의 파괴력은 다른 제 3지대 정당과 다른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37%, 더불어민주당 31%로 나왔다. 두 정당이 모두 직전 조사보다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 속에서 조국혁신당은 6%로 제 3지대 정당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은 결과로 나타났다.

더 놀라운 점은 지역별로 볼 때 호남에서 11%의 두 자리 수 지지율로 민주당 다음으로 지지를 많이 받는 정당으로 우뚝 올라섰다. 지지층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가 12%, 50대는 11%로 가장 많은 지지를 보냈다. 다만 20대는 조국혁신당을 선택하지 않았고 30대에서는 1%를 기록했다. 자녀 입학 문제로 얼룩졌던 조국 대표의 이미지 탓인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2030 MZ세대 그리고 학생층에서 매우 취약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부상은 자체적으로 발광한 결과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급부상하는 결정적인 3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조국 대표에 열광하는 '팬덤 지지층'이 있다. 이들이 조국혁신당의 가장 핵심적인 지지층 기반이다. 두 번째는 '친문 지지층'이다. 문재인 정부와 관련 인물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유권자층이다. 이들은 마땅한 친문 정치 세력이 없는 가운데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 쪽으로 흡수되고 있다. 세 번째가 가장 치명적이다. 바로 반이재명 민주당 지지층이 조국혁신당으로 옮겨가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출현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분열은 없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올라갈수록 이탈 의지가 축적되었고 공천 파장을 겪으면서 호남 민주당 지지층들마저 다른 대안으로 인식되는 조국 대표 쪽에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이재명 심판론'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우리는 4월 총선에서 윤석열의 강, 검찰 독재의 강을 건널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중에 조국혁신당이 함께 있다"고 화답했다. 비공개 회담에서도 조 대표는 "망치선이 앞장서고 본진이 적진을 포위하는 학익진처럼 승리하자"고 했다고 전해진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서로 만나면서 협력적인 관계가 된 것으로 보이지만 각자 지지층들의 판단은 사뭇 다르다.

이재명 대표를 혐오하거나 반대하는 유권자들은 급격히 조국혁신당 쪽으로 옮겨갈 기세다.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자리 수를 기록하는 이유는 '반윤 연대'에 대한 지지층의 결집이라기보다 '반이재명 심판론'으로 발현된 민주당 지지층의 변심으로 이해되는 비중이 더 커 보인다. 적어도 호남의 지지율을 보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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