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협의회 회장 "병원 경험 전혀 없는 일반의도 응급실 파견"
황예린 기자 2024. 3. 11. 18:34
정부가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에 군의관과 공보의들을 투입하기 시작했지만, 이들의 근무 지침은 아직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당장 병원에 가서 일하게 될 군의관과 공보의들은 자신들이 어떤 과에서 어떤 업무를 맡게 될지, 응급 상황 속에서 법적으로 보호는 받을 수 있는지를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늘(11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군의관 및 공보의들을 20개 의료기관에 우선 파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1차 파견자들은 158명. 군의관 20명과 공보의 138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공보의 중 46명은 전문의, 92명은 일반의입니다.
그런데 파견 의사들의 구체적 업무 지침에 대해선 "실제적으로 교육을 받고 나서 근무를 시작하는 것이 3월 13일부터"라며 "그래서 오늘, 내일 중에 구체적인 근무 지침들을 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는 설명만 나왔습니다. (정통령 중앙비상진료대책상황실장)
파견 의사 10명 중 6명이 일반의나 인턴·전공의라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로 가게 돼도 역할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지만,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그 역할을, 다 의사 선생님들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전병왕 제1통제관)
당장 파견을 시작하면서도, 파견자들의 인력 운용 지침은 미리 준비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이런 상황 속 파견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중보건의사의 심경과 상황을,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을 통해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파견 가는 공중보건의사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파견 공보의들이 업무 범위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고, 협의가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병원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 의사들도 파견되기 때문입니다. 지역에서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는 건 병원 업무하고는 다릅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인수인계가 필요하고, 교육도 충분히 진행돼야 합니다. 그런데 업무 범위 부분이 미리 공유되지 않고 파견이 시작해서 걱정과 우려가 많은 상황입니다.
-정부에 인력 운용 지침을 요청한 바 있나요?
=보건복지부과 중대본에 어제까지도 계속 요청을 드렸습니다.
-공보의 분들이 파견 병원에서 의료 행위를 하기 전에 꼭 숙지해야 할 인력 운용 지침 내용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일단 책임 범위나 면책 조항에 대해서 안내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응급 상황을 대처하면서 법적 소송 등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당연히 배상 보험 등 파견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들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보호 수단들은 진료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에 공유가 돼야 하는데, 아직 저희가 전달받은 정보가 없어서, 우려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또 업무 시간에 대해서도 지침이 정해져야 한다고 봅니다. 공중보건의사가 임기직 공무원이고 병역법을 적용받는다는 이유로 바로 주 80시간 근무를 시키거나 일반의사한테 바로 응급실에서 근무하라고 하는 등이 가능하겠죠. 그렇기에 업무 범위나 그 강도에 대한 어느 정도 건강한 가이드라인이 있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파견 공보의 가운데 대다수가 일반의이고, 정부는 '일반의도 다 할 수 있는 업무'라는 입장인데, 실제로 문제가 없을까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 레지던트 의사들 같은 경우에도 수련을 받을 때 펠로우(전임의)나 교수님들이 뒤를 봐주면서 일하잖아요. 일반의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도 돕고요. 그런 과정이 전혀 없이 일반의가 응급실 등에서 어려운 침습적인 술기에 (환자를) 노출을 시키는 게 좀 문제가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침습적인 술기란, 검사장비 등을 직접 체내에 침투하는 방식의 의학적인 행동을 가리키는 말
-2020년 의사 집단행동 당시에도 파견이 이뤄졌고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도 있는데, 당시와 비교해서는 어떤가요?
=당시 업무는 침습적인 수준이 좀 낮은 부분들이 있어서 단순해서 비교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코로나 당시 파견자들의) 일 자체는 굉장히 힘들 수 있어도 의료 행위의 위급성이나 응급성이 지금에 비하기는 어렵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지금 응급실도 결국 대학병원에서는 경증 응급 환자들이 많이 준 상태고, 일반의가 가자마자 마주해야 할 분들이 중환자일 경우가 높을 것 같은데, 그러한 입장에서 코로나 때와 비교하는 거는 조금 부적절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늘(11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군의관 및 공보의들을 20개 의료기관에 우선 파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1차 파견자들은 158명. 군의관 20명과 공보의 138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공보의 중 46명은 전문의, 92명은 일반의입니다.
그런데 파견 의사들의 구체적 업무 지침에 대해선 "실제적으로 교육을 받고 나서 근무를 시작하는 것이 3월 13일부터"라며 "그래서 오늘, 내일 중에 구체적인 근무 지침들을 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는 설명만 나왔습니다. (정통령 중앙비상진료대책상황실장)
파견 의사 10명 중 6명이 일반의나 인턴·전공의라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로 가게 돼도 역할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지만,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그 역할을, 다 의사 선생님들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전병왕 제1통제관)
당장 파견을 시작하면서도, 파견자들의 인력 운용 지침은 미리 준비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이런 상황 속 파견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중보건의사의 심경과 상황을,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을 통해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파견 가는 공중보건의사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파견 공보의들이 업무 범위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고, 협의가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병원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 의사들도 파견되기 때문입니다. 지역에서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는 건 병원 업무하고는 다릅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인수인계가 필요하고, 교육도 충분히 진행돼야 합니다. 그런데 업무 범위 부분이 미리 공유되지 않고 파견이 시작해서 걱정과 우려가 많은 상황입니다.
-정부에 인력 운용 지침을 요청한 바 있나요?
=보건복지부과 중대본에 어제까지도 계속 요청을 드렸습니다.
-공보의 분들이 파견 병원에서 의료 행위를 하기 전에 꼭 숙지해야 할 인력 운용 지침 내용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일단 책임 범위나 면책 조항에 대해서 안내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응급 상황을 대처하면서 법적 소송 등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당연히 배상 보험 등 파견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들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보호 수단들은 진료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에 공유가 돼야 하는데, 아직 저희가 전달받은 정보가 없어서, 우려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또 업무 시간에 대해서도 지침이 정해져야 한다고 봅니다. 공중보건의사가 임기직 공무원이고 병역법을 적용받는다는 이유로 바로 주 80시간 근무를 시키거나 일반의사한테 바로 응급실에서 근무하라고 하는 등이 가능하겠죠. 그렇기에 업무 범위나 그 강도에 대한 어느 정도 건강한 가이드라인이 있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파견 공보의 가운데 대다수가 일반의이고, 정부는 '일반의도 다 할 수 있는 업무'라는 입장인데, 실제로 문제가 없을까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 레지던트 의사들 같은 경우에도 수련을 받을 때 펠로우(전임의)나 교수님들이 뒤를 봐주면서 일하잖아요. 일반의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도 돕고요. 그런 과정이 전혀 없이 일반의가 응급실 등에서 어려운 침습적인 술기에 (환자를) 노출을 시키는 게 좀 문제가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침습적인 술기란, 검사장비 등을 직접 체내에 침투하는 방식의 의학적인 행동을 가리키는 말
-2020년 의사 집단행동 당시에도 파견이 이뤄졌고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도 있는데, 당시와 비교해서는 어떤가요?
=당시 업무는 침습적인 수준이 좀 낮은 부분들이 있어서 단순해서 비교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코로나 당시 파견자들의) 일 자체는 굉장히 힘들 수 있어도 의료 행위의 위급성이나 응급성이 지금에 비하기는 어렵다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지금 응급실도 결국 대학병원에서는 경증 응급 환자들이 많이 준 상태고, 일반의가 가자마자 마주해야 할 분들이 중환자일 경우가 높을 것 같은데, 그러한 입장에서 코로나 때와 비교하는 거는 조금 부적절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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