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ELS 자율배상땐 과징금 감면"… 은행 "울며 겨자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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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배상안이 11일 공개되면서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입장에서도 투자자와 금융사 양측 입장을 고려해 과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때보단 정교한 배상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이견은 없다"면서도 "경우에 따라 은행과 투자자들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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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기준안에 금융권 빨간불
배상손실 불구 "따를 수밖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배상안이 11일 공개되면서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피해 배상과 향후 과징금 부과에 따른 재무 압박이 예상된다. 금융권은 기본적으로 금융당국의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기준안을 토대로 자율배상을 실시할 경우 판매사는 폭탄 과징금(피해배상과 별도)을 줄일 수 있다. 판매사가 책임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시정 조치에 나설 때 각종 사회적 비용(소송 등)이 줄어든다. 이를 금융당국 차원에서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물량을 판매한 은행과 상품을 설계한 증권업계는 탐탁치 않아 하는 분위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홍콩H지수 ELS 검사결과와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나 이해관계자에게 적절한 원상회복 조치를 한다면 제재·과징금 감경 요소로 삼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사 결과 일부 판매사들은 고객 손실위험이 커진 시기에도 판매한도 관리를 하지 않거나 성과평가지표(KPI)를 통한 판매를 독려해 불완전판매를 조장한 측면이 컸다"면서 "그 결과 본점의 상품 판매제도가 적합성 원칙, 설명 의무 등 판매원칙에 부합하지 않았고 개별 판매과정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불완전판매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의 이런 발언은 금융권 자율배상을 독려하는 차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르면 판매사 과징금을 판매액의 50%까지 부과할 수 있다.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ELS가 총 20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과징금은 최대 10조원까지 부과될 수 있다. 자율배상에 따라 감경하면 절반 이하로 내린다는 게 법률 전문가의 판단이다.
특히 금감원은 은행과 증권사들의 과도한 실적경쟁, 고객보호 관리체계 미흡, 판매시스템 부실 등이 홍콩 ELS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사안에 따라 '판매사 일방의 책임'으로 최대 100% 손실 배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강조한 배경이다. 그러면서도 경우에 따라선 '투자자 일방의 책임'으로 배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은행이 거액의 과징금을 감안하더라도 고객과의 일부 소송전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각 배상 비율 산정에 따른 전체 배상 규모와 올해 실적에 미칠 여파 등에 대한 시뮬레이션에 돌입했다. 개별 사례에 대한 책임 반영에 따라 배상규모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다. 사례가 다양하고 이사회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배상이 빠르게 진행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60%로 추정한 배상비율 집중 구간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임의적인 자율배상이 배임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염두해 금융사는 당국 기준안에 대한 법률 검토를 병행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입장에서도 투자자와 금융사 양측 입장을 고려해 과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때보단 정교한 배상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이견은 없다"면서도 "경우에 따라 은행과 투자자들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상에 따른 큰 손실이 예상되긴하지만 당국의 압박과 사회적 분위기 상 당국의 권고에 은행권이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선·김경렬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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