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첫날, 팀 역사 바꿨다! 하지만 32세 외야 도전자는 독기 품었다 "증명 우선, 그 다음은..."[창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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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창원NC파크.
2001년부터 집계된 KBO리그 시범경기 기록상 통산 7번째, KIA 역사상 첫 시범경기 그라운드 홈런이다.
2022년 10월 7일 KT전에서 1군 마지막 아치를 그렸던 김호령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KIA 더그아웃 특유의 홈런 세리머니인 '두루치기'에 합류해 즐거움을 만끽했다.
나성범 최원준 소크라테스로 이어지는 KIA 외야진은 KBO리그 최강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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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난 9일 창원NC파크. KIA 타이거즈에 새 역사가 쓰였다.
외야수 김호령(32)이 그라운드 홈런을 만들었다. 팀이 9-2로 앞선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NC 송명기를 상대로 친 우중간 타구 때 1~3루를 지나 홈까지 내달려 득점을 만들었다. 2001년부터 집계된 KBO리그 시범경기 기록상 통산 7번째, KIA 역사상 첫 시범경기 그라운드 홈런이다. 야수진의 수비 실수도 있었지만, 홈까지 서서 들어온 김호령의 놀라운 스피드도 돋보였다. 앞서 서건창의 홈런에 이어 김호령까지 발로 백투백포를 만들자, KIA 벤치는 축제의 장이 됐다. 2022년 10월 7일 KT전에서 1군 마지막 아치를 그렸던 김호령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뒤 KIA 더그아웃 특유의 홈런 세리머니인 '두루치기'에 합류해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튿날 만난 김호령은 "년 만에 홈런 세리머니를 해본 것 같다. 홈런을 언제 쳐봤는지도 기억이 안난다"며 "평소에 잘 못 쳐서 동료들이 더 좋아하고 축하해준 것 같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당시 상황을 두고는 "공이 멀리 빠져서 3루타는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치님이 뛰라는 사인을 주길래 '뭐지?' 하고 뛰었다. 생각보다 공이 멀리 가 있길래 열심히 뛰었다"며 "첫 타석부터 좋은 타격이 나와 기분 좋다"고 돌아봤다.
2015 신인 드래프트 2차 10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호령. 대졸 신인으로 동기생보다 뒤늦게 프로에 데뷔한 그는 탁월한 스피드와 수비 능력이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타석에선 좀처럼 잠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3시즌엔 1군 76경기에서 타율 1할7푼9리(95타수 17안타)의 커리어 로우에 그쳤다. 주로 대수비, 대주자로 나섰음을 감안해도 힘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다.
"타격 과정에서 팔이나 몸이 쏠리는 부분을 교정하려 했는데 조금씩 성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밝힌 김호령은 "경기 후반부 수비가 중요하고, 그게 지금의 내 역할이기에 열심히 준비 중이다. 타석에도 한 번씩 서게 되면 좀 더 출루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강점인 수비와 발을 두고는 "대학 시절 결승전 때 실수를 해서 팀이 진 적이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엄청 연습했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비 감각도 늘어났다"며 "내 강점이 수비인데 느려지만 잡을 수 있는 공도 못 따라가게 된다. 그러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범경기는 김호령에겐 생존을 가늠할 무대. 나성범 최원준 소크라테스로 이어지는 KIA 외야진은 KBO리그 최강급이다. 여기에 이창진 고종욱 등 쟁쟁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다. 최근엔 퓨처스(2군)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박정우까지 가세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가 된 김호령이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기대 이상의 모습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김호령은 "시범경기를 통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게 1차 목표"라면서도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더라도 시즌은 길다. 팀이 필요로 할 때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더 노력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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