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비조' 이재명-조국 연대...민주당에 득일까, 실일까
조국혁신당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윤곽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지만,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조국혁신당이 상당 부분 가져가고 있어서다. 지난 3일 창당한 조국혁신당은 꾸준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더니 최근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조국혁신당이 다음 국회에서 우군이 될 것으로 기대는 되지만, 선거 과정에서 조국혁신당의 연대로 자칫 중도층 표가 이탈할지 등을 우려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새진보연합, 진보당, 시민사회계가 참여하는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 작성은 민주당 몫 추천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민주당은 늦어도 오는 13일 비례대표 추천자 명단을 최고위원회의에서 확정해 더불어민주연합에 전달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연합 관계자는 "민주당 몫 추천까지 이뤄지면 자체 심사를 거쳐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를 등록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연합은 총 30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내고, 당선권인 20번 안에 새진보연합(3명)·진보당(3명)·시민사회계(4명)가 추천한 인사를 배치하기로 했다. 비례 1번은 시민단체 추천 인사를 내고, 나머지는 민주당 후보와 새진보연합·진보당·시민단체 후보를 번갈아서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진보연합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비례대표)·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최혁진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을, 진보당은 장진숙 진보당 공동대표·전종덕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 등을 추천했다. 시민사회계에서는 공개 오디션을 거쳐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비례 1번)·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 구례군농민회장·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 등을 추천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새로운 인물을 통한 여론몰이에는 실패한 분위기다. 조국혁신당이 지지율을 상승세를 타며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탓이다. 조국혁신당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연합에 맞먹는 수준의 지지율을 보였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서울·인천·경기 거주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례대표 투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31%, 더불어민주연합 19%, 조국혁신당 19% 순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밝힌 조사 참여자들은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묻자 46%가 더불어민주연합을, 33%가 조국혁신당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 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0.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포인트)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을 내세우면서도 민주당을 '야권의 본진'으로 인정하는 조국혁신당의 전략이 민주당의 호남·4050 지지층에게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민주당이 제3정당과 연합해 외연확장을 꾀하는 틈을 타 조국혁신당이 시의적절하게 검찰개혁과 윤석열 정권 심판에 대한 선명성을 내세웠고, 이것이 민주당 일부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야권의 총선 승리를 위해 조국혁신당과의 연대가 필요하지만, 적극적으로 연대 활동을 벌일 경우 조국혁신당에 부정적인 중도층이 민주당에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현재 겉으로는 협력 관계를 표방하고 있지만, 비례대표 연대나 합당 여부 등 구체적인 협력 논의는 하지 않는 '애매한 동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입장에서 조국혁신당과 연대를 안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연대 관계를 깼을 때 조국혁신당에 대한 (비례 선거) 지지가 민주당으로 온전히 돌아올 지 알 수가 없다. 연대 해체를 빌미로 조국혁신당이 지역구에도 후보를 내 야권 표가 갈라질 우려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일단 조국혁신당과의 표면적 연대는 유지하되 물밑에서 경쟁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지도부 의원은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고 하는 시대적 과제와 역사적 대의를 위해서 함께 협력해야 할 그런 대상"이라면서도 "비례의석 확보에서는 경쟁 상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연합은) 우선적으로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민주연합의 비례정당 투표를 하시도록 호소를 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선거 캠페인도 진행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한 몸이고,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하는 제3정당과 시민사회가 동지라는 어필을 지속해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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