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물범' 백령도 연안 번식 가능성… 정부 차원 전문조사 필요

김샛별 기자 2024. 3. 1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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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2월13일 백령도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 인천녹색연합 제공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의 백령도 연안 번식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 차원의 전문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1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한반도 서해연안 번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20년부터 2024년 2월까지 해양수산부와 함께 점박이물범의 겨울철 백령도 연안 번식 사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새끼 점박이물범 4마리를 확인했다. 지난 2월28일 백령도 주민 A씨는 굴을 채취하던 중 바위 위에서 쉬고 있는 물범 1마리를 발견했다. 물범은 인기척이 나자 물가 주변 바위 아래 틈으로 숨었고, 주변에 큰 물범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주민은 지난해 11월28일 바닷가에서 물범을 발견했다.

그는 3일 뒤인 12월1일 같은 장소에서 점박이물범 사체를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고 해경 백령파출소와 백령면사무소, 황해물범시민사업단, 백령도점박이물범생태관광협의체가 현장 조사 뒤 고래연구소에 인계해 부검을 진행했다.

점박이물범은 중국 랴오둥만으로 북상해 1~2월 얼음 위에서 출산하는 게 특징이다. 새끼 물범은 털갈이를 하기 전까지 얼음 위에서 생활하는데, 물속에 들어가면 저체온증으로 죽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새끼 물범이 중국에서 태어나 백령도 연안까지 헤엄쳐 왔을 확률보다 백령도 등 주변 지역에서 번식했을 확률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백령도 주변에서 발견한 점박이 물범의 번식 환경 변화 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점박이물범을 발견했을 때 전문적으로 구조할 수 있는 기관도 없다.

게다가 점박이물범은 최근 멸종위기동물 2급에서 1급으로 조정됐을 뿐만 아니라 해양보호생물, 천연기념물로도 포함할 만큼 생태적 가치가 높다.

박정운 황해물범시민사업단장은 “백령도는 점박이물범의 집단 서식지임에도 전문 연구자들이 없어 번식 환경이 변화한 건지, 일부 개체만 오는 건지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대책을 세워 백령도 내 연구 및 구조기관을 배치하고 전문 연구자를 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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