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4이닝 퍼펙트' 두산 복덩이의 예사롭지 않은 시작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시작이 아닌 끝"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정말 중요한 것은 시작 아닌, 끝을 함께 하는 것"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맞대결에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동안 투구수 50구, 5피안타 무실점으로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두산의 선발 투수는 라울 알칸타라였다. 그런데 12일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있는 까닭에 이승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알칸타라에 이어 브랜든을 투입할 의사를 드러냈다. 당초 브랜든의 예정된 투구수는 60~65구. 하지만 브랜든이 롯데 타선을 막아내는 데까지는 한계 투구수까지도 필요하지 않았다.
브랜든은 두산이 3-0으로 앞선 5회초 이병헌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브랜든은 첫 타자 윤동희를 2루수 땅볼로 묶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은 뒤 고승민과 7구 승부 끝에 128km 슬라이더로 삼진을 솎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리고 후속타자 노진혁에게는 3구째 136km 커터를 구사, 3구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이는 호투의 시작에 불과했다.
브랜든은 6회 빅터 레이예스-유강남-나승엽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중심 타선을 요리했고, 7회에는 김민성을 2루수 땅볼, 정대선을 우익수 뜬공, 신윤후를 좌익수 뜬공으로 봉쇄했다. 그리고 브랜든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이선우와 정훈, 오선진을 모두 돌려세우며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사실 투구수 여유가 있었던 만큼 브랜든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지만, 세이브 기회를 김택연에게 양보했다.
브랜든은 그야말로 두산의 복덩이와 다름이 없다. '대체 선수'로 처음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던 2022년에는 11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3.60의 성적을 남겼고, 이듬해 또 한 번 '대체 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지난해에는 18경기에서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는 시즌 '출발'부터 두산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풀타임을 소화했을 때 브랜든의 성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날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는 탄탄한 투구를 펼친 브랜든은 "지금의 모든 투구는 과정일 뿐이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고, 내 손에서 나오는 모든 공이 날카롭길 바랄 뿐이다"고 결과를 신경 쓰지 않는 듯했지만 "다만 이 과정들이 계획대로 잘 흘러간다는 점은 만족스럽다"고 미소를 지었다.
KBO리그에서 뛰는 것이 세 번째 시즌이지만, 시즌 시작을 함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브랜든은 마무리를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직도 보완할 점이 많다. 긴 시즌을 치르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지속성과 꾸준함이다. 시범경기는 이를 위한 빌드업 과정일 뿐"이라며 "두산에서 처음으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함께 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시작이 아니라 끝을 함께 하는 것이다. 지금은 좋은 동료들과 시즌을 좋게 마무리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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