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여야 격론 끝에 '바이든-날리면' MBC에 과징금 확정

배한님 기자 2024. 3. 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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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김유진 "현 방심위 구성 위법…모든 제재 보류해야"
여야 6대2 구도로 제재 확정…과징금 금액 추후 결정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맨 왼쪽)이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방심위에서 열린 '2024년 제6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맨 앞에는 이날 업무에 복귀한 야권 김유진 위원이 서류를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뉴스1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진 '바이든-날리면 자막 논란'과 관련해 이를 최초 보도한 MBC에 최고 수위 징계인 과징금을 확정했다. 야권 의원들이 복귀하면서 전체회의에서 격론이 일었지만, 여권 우위 구도에서 기존 결정을 확정지은 것이다. 과징금 규모는 전체회의를 한 차례 더 거쳐 결정된다.

방심위는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여권 류희림 위원장과 황성욱 상임위원, 김우석·문재완·이정옥·허연회 위원, 야권 김유진·윤성옥 위원이 참석해 여야 6대 2 구도로 진행됐다.

방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지난달 20일 방송소위에서 의결한 윤 대통령 '바이든-날리면' 관련 징계를 확정 의결했다. 당시 방송소위에는 여권 위원들만 참석했다. 방심위는 해당 사안을 최초 보도한 MBC에 최고 수위 제재인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인용 보도한 YTN은 수정 조치를 취하지 않아 중징계인 '관계자 징계'가 의결됐다. 해당 보도를 삭제 조치만 한 OBS와 JTBC는 '주의'를 받았다. 수정·정정 보도 또는 사과문을 게재한 KBS·SBS·TV조선·MBN은 '권고', 채널A는 '의견제시'를 받았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및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으로 구분된다. 법정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다.

이날 회의에 야권 위원들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여야 간 격론이 일었다. 지난달 27일 법원이 해촉 처분 집행정치를 인용하면서 업무에 복귀한 김유진 위원은 MBC 제재에 대해 "현 방심위 구성은 위법적 상태고, 위원장도 청부 심의로 그 자격을 의심받고 있어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며 "위원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모든 제재는 의결 보류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MBC를 포함해 (방송소위에서 제재 의결한 방송사) 모두 문제없다"고 했다.

방심위는 관련법에 따라 9명 위원 중 대통령 3명·국회의장(여권 2명·야권 1명) 3명·국회 과방위(여권 1명·야권 2명) 3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위촉하는 여야 6대 3 구도로 구성된다. 방심위는 지난 1월 초까지 여 4명·야 3명의 총 7명으로 운영됐으나, 김 위원과 옥시찬 위원이 류희림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에 항의하던 과정에서 욕설모욕·비밀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해촉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 위원과 옥 위원 해촉 직후 이정옥 위원과 문재완 위원을 채워 넣으며 방심위는 6대 1이 됐다. 국회에서 야당 몫으로 추천한 2명은 아직 위촉 전이다. 김 위원에 이어 옥 위원이 복귀하면 여야 구도는 6대 3으로 회복되지만, 대통령 추천 몫이 4명이 돼 원칙보다 1명 많아진다. 야권 위원들은 이 부분을 두고 방심위 구성이 위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방심위는 이 위원과 문 위원의 위원 지위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윤 위원도 "(방송소위에서 진행된) 의견진술 내용을 보면 MBC가 최초보도한 내용을 기준으로 과징금 결정을 내린 것 같은데 (제재받은 보도 간 큰 차이가 없어) 불합리한 심의기준"이라면서 문제없는 의견을 냈다.

반면 여권 김우석 위원은 "원인제공자와 전파자는 구분돼야 한다"며 "MBC는 치열하게 반성, 사과해야 하는데 (의견진술 과정에서) 그런 기미가 전혀 안 보여서 큰 충격을 받았다. 과징금에 동의한다"고 했다.

한편, 류 위원장은 자신에게 제기된 민원 사주 의혹에 대해 "현재 경찰 수사와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방심위) 자체 감사도 진행 중"이라며 "다 마무리가 된 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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