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뒷돈 받고 '문제' 거래"...56명 수사요청
[앵커]
현직 교사들이 사교육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문제를 거래한다는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감사원이 교사와 학원 관계자 등 56명에 대해 수사요청을 했는데, 이 중에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 논란 관련자들도 포함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승배 기자!
[기자]
네, 감사원입니다.
[앵커]
문제 거래 의혹하면 가장 떠들썩했던 것이 이른바 수능 '판박이 지문' 논란인데요, 이번 감사에도 관련자들이 포함됐다고요?
[기자]
우선, 해당 논란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재작년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을 두고 이른바 '판박이 지문'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쓴 저서 '투 머치 인포메이션' 중 일부가 지문으로 활용됐는데, 수능 한 달 전에 한 '일타 강사'가 낸 모의고사 지문과 똑같았던 겁니다.
해당 지문은 EBS 교재에 나온 적도 국내에 출간된 적도 없습니다.
우연의 일치냐, 아니면 수능 문제가 사전에 유출된 거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부글부글 들끓었습니다.
감사원 조사 결과, 이 문제는 한 대학교수가 출간 전인 EBS 교재를 감수하면서 봤던 문제를 수능 출제를 하면서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타 강사'는 지문의 원 출제자와 친분이 있는 다른 교사로부터 문항을 받아서 모의고사로 발간했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대학교수와 일타 강사는 무슨 관계인지가 가장 궁금한데, 감사원은 개연성은 파악됐지만. 구체적인 유착 관계까지는 확인을 못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리 책임이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일 처리를 부당하게 한 점도 드러났습니다.
중복 출제를 막으려고 보통 수능 출제 전에 시중에서 살 수 있는 문제지를 모두 검토하는데, 딱 그해 한 해만 해당 강사 모의고사를 안 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능과 모의고사 문제 지문이 일치하자 이의신청이 다수 접수됐는데 평가원 담당자들은 해당 안건을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수능 이후 EBS가 평가원에 연락해 대학교수가 출간 전 지문을 무단 사용한 사실을 전달했지만, 이를 감추고 해당 안건 또한 '제외 사안'으로 덮었다고 감사원은 덧붙였습니다.
감사원은 정확한 유착 관계 확인을 위해 해당 대학교수와 일타 강사 등을 경찰에 수사 요청하고 확인한 내용을 참고 자료로 보낸 상태입니다.
[앵커]
이 사안뿐 아니라 교사들의 문항 거래 실태 전반에 대해서도 살펴봤다는데, 여러 건이 확인됐다고요?
[기자]
감사원이 교사와 사교육 업체 사이에 문항 거래가 다수 발견됐다며 주요 사례 여섯 개를 공개했는데요.
혼자 문제를 거래하기도 하지만, 수능이나 모의 평가 출제를 위해 합숙할 때 알게 된 다른 교사와 함께 팀을 꾸린 경우가 많았습니다.
보통 메신저 단체방을 통해 소통했고, 일부는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배우자와 짜고 아예 출판업체를 세워 사교육업체에 책을 팔아 돈을 번 교사도 있었는데, 교사 35명이 문제를 냈고 지난 2019년부터 3년 동안 18억9천만 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또, EBS 교재 출간 전에 파일을 빼돌려 변형 문항을 제작해 학원 강사에 공급한 교사, 사교육업체에 문제를 팔고 돈을 챙기면서 자기 학교 중간·기말고사에 출제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감사원이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 사람은 모두 56명입니다.
이 가운데 거의 절반인 27명이 현직 교사이고, 23명이 강사와 학원 관계자입니다.
적용 혐의는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배임수증재 등입니다.
최근 5년 동안 5천만 원이 넘게 금품을 챙긴 교사로 제한한 것이 이 정도이고, 그 이하 금액을 포함하면 현재 2백 명 넘는 인원을 조사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감사원에서 YTN 이승배입니다.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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