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홍콩ELS 판매사, 손실액 20~60%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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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수조원대 투자자 손실을 빚은 '홍콩 에이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은행·증권사 등에 투자 손실액의 20~60%를 투자자들에게 배상하라는 안을 내놓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검사를 통해 (금융 소비자 보호의) 원칙과 취지에 맞지 않는 부분이 다수 확인됐다"며 "억울하게 손실 본 투자자가 합당한 보상을 받으면서도 투자자 자기 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심사숙고해 분쟁 조정 기준안(배상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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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수조원대 투자자 손실을 빚은 ‘홍콩 에이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은행·증권사 등에 투자 손실액의 20~60%를 투자자들에게 배상하라는 안을 내놓았다. 금융회사들이 수수료 실적을 올리려고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 과정에서 금융 소비자 보호 규정을 어기는 불완전 판매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11일 이런 내용의 홍콩 이엘에스 검사 결과 및 투자자 배상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앞서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두달 동안 케이비(KB)국민은행 등 11개 은행·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 검사를 벌였다.
배상안을 보면 이엘에스 투자자들은 손실액의 20~60% 정도를 배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해당 상품 판매 잔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에서 소비자 보호 부실이나 불완전 판매 정황이 공통적으로 발견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별 투자자 배상액은 금융사 자체 책임에 따른 공통 배상 비율 23~50%를 기준으로, 여기에 투자자 특성을 고려한 개별 배상 비율을 최대 45%포인트까지 더하거나 빼서 정해진다. 당국은 투자자 책임 혹은 판매자 책임 정도에 따라 배상 비율이 0% 혹은 100%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당국은 이번 검사에서 금융사들의 부실한 소비자 보호 실태가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은행 본점은 금융 시장 불안 등으로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지는데도 판매 목표를 올려잡고, 영업점 창구에선 예·적금에 가입하려는 고령층에게 원금을 몽땅 날릴 가능성이 있는 초고위험 상품을 들이밀었다고 한다. 판매 은행이 고의로 손실 발생 위험이 ‘0’이라고 축소한 사실도 적발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를 맞는 홍콩 이엘에스 판매 잔액은 모두 18조8천억원, 계좌 수는 총 39만6천개로, 기초자산인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 에이치지수)가 지난달 말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내 5조8천억원 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검사를 통해 (금융 소비자 보호의) 원칙과 취지에 맞지 않는 부분이 다수 확인됐다”며 “억울하게 손실 본 투자자가 합당한 보상을 받으면서도 투자자 자기 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심사숙고해 분쟁 조정 기준안(배상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종오 이주빈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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