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첫날부터 이스라엘-무슬림 충돌…알아크사는 '폭풍전야'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4. 3.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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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휴전 협상에 실패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이스라엘 당국은 무슬림들의 성지 '알아크사' 사원 방문을 통제하기 위해 수천 명의 경찰을 동원하면서 첫날부터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곳 치안을 담당하는 이스라엘은 알아크사 사원 주변 골목에 경찰 수천 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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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불발된채 라마단 시작
무슬림 성지 알아크사 일대
인파 몰리면서 긴장감 고조
이스라엘, 경찰 수천명 배치
美 경고에도 라파 진격 고심
공습으로 하마스 15명 사망
이 "서열 3위도 제거된 듯"
10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옛 시가지 알아크사 모스크 경내에 있는 '바위의 돔'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무슬림은 라마단 기간 중 알아크사 사원에서 기도하는 일을 성스럽게 여기는 만큼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군경 간 유혈 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휴전 협상에 실패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이스라엘 당국은 무슬림들의 성지 '알아크사' 사원 방문을 통제하기 위해 수천 명의 경찰을 동원하면서 첫날부터 몸싸움이 벌어졌다. 하마스는 라마단을 틈타 무슬림의 봉기를 자극하고 나섰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1일 메카에서 초승달이 관측됐다는 사실을 알리며 이슬람력의 9번째 달 라마단의 첫날이 시작됐음을 발표했다. 특히 올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어느 때보다 역내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라마단이 중동 확전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계의 관심은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 쏠린다. 매년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유대인·기독교인이 찾아 소요가 벌어졌던 곳이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테러 작전을 '알아크사의 홍수'로 칭할 만큼 사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 등은 라마단 기간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알아크사 사원에 집결해야 한다며 무슬림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곳 치안을 담당하는 이스라엘은 알아크사 사원 주변 골목에 경찰 수천 명을 배치했다. 그동안 이스라엘 당국은 무슬림과 유대인, 기독교인을 분리해 분쟁을 피하고 있지만, 수만 명이 모이는 라마단 기간에는 '신앙의 자유'를 외치며 소요 사태가 자주 발생했다. 라마단 첫날인 이날도 무슬림과 경찰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찰이 무슬림의 접근을 막기 위해 곤봉을 휘두르는 등 무슬림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스라엘 경찰은 "정치 지도부가 내린 지시에 따라 템플마운트에서 예배의 자유를 가능하게 하고 안전을 보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중재국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협상을 통해 휴전을 유도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 핵심 도시인 '라파' 진격까지 저울질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에 대해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 진격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그곳으로 갈 것이다. 우리는 (가자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휴전 협상과 관계없이 라파 공격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마스는 라마단이라는 종교 의식 기간과 이스라엘의 강경론을 토대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이스라엘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예루살렘에서 유혈 사태까지 발생할 경우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라마단이 시작됐지만 하마스 소탕을 위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작전은 계속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 24시간 동안 가자지구 중부 지역에서 공습과 근접전 등을 통해 최소 15명의 하마스 무장대원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간밤의 공습으로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서열 3위인 군사 조직 부사령관 마르완 이사가 숨졌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확인 중이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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