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부기장 모두 28분간 교신 무응답…이유가 “잠들어서”

조윤영 기자 2024. 3. 11. 17: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에서 157명을 태우고 항공기를 운항하던 중 동시에 잠이 들어 항로까지 이탈한 기장과 부기장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인도네시아 항공사 바틱에어가 비행 도중 잠에 빠져 항로를 이탈한 기장과 부기장에게 지난 9일(현지시각)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10일 보도했다.

국가교통안전위 조사 결과, 인도네시아 출신의 기장과 부기장은 비행 전 건강검진을 통과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잠들어 교신 답 없어…항로 이탈 ‘뒷북 수정’
인니 항공사, 두 여객기 조종사에 정직 처분
“부기장, 쌍둥이 돌보느라 못 쉬어…이사도”
인도네시아 항공사 바틱에어. 미국 워싱턴포스트 누리집 갈무리

지난 1월 인도네시아에서 157명을 태우고 항공기를 운항하던 중 동시에 잠이 들어 항로까지 이탈한 기장과 부기장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인도네시아 항공사 바틱에어가 비행 도중 잠에 빠져 항로를 이탈한 기장과 부기장에게 지난 9일(현지시각)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10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KNKT)가 2월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바틱에어 A320 비행기는 1월25일 오전 7시5분께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할루올레오 공항에서 승객 153명과 승무원 4명 등 157명을 태우고 이륙했다.

이륙한 지 약 30분 뒤 비행기가 순항고도인 3만6000피트(약 11㎞)에 도달하자 기장은 부기장에게 조종간을 넘기고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조종간을 넘겨받은 부기장마저 잠이 든 것이다. 두 사람이 잠에 빠진 사이 비행기는 항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자카르타의 수카르노하타 공항 관제 센터가 부기장에게 여러 차례 교신을 시도했지만 28분째 응답이 없었다. 때마침 잠에서 깬 기장이 잠든 부기장을 발견했다. 놀란 기장은 곧바로 부기장을 깨워 관제 센터와 교신한 뒤 비행기 경로를 수정했고 무사히 수카르노하타 공항에 도착했다.

국가교통안전위 조사 결과, 인도네시아 출신의 기장과 부기장은 비행 전 건강검진을 통과했다. 두 사람은 혈중알코올농도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32살의 기장은 비행 전 35시간에 걸쳐 휴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살의 부기장도 1월22일 1시간2분 동안 비행기를 운항한 뒤 53시간의 휴식시간이 있었다.

다만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부기장에게는 생후 한 달 된 쌍둥이 아기들이 있었다. 그는 휴식시간이었지만 집에 있는 동안 아기들을 돌봐야 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부기장은 비행 이틀 전인 23일에는 연차 휴가를 내고 차로 1시간30분 거리의 새집으로 이사를 갔다. 그는 이튿날인 24일에도 차를 몰고 옛집과 새집을 오가며 남은 짐을 옮겨야 했다. 부기장은 24일 저녁 7시께 잠에 들었지만 아기들을 돌보느라 거듭 깰 수밖에 없었다.

국가교통안전위는 바틱에어에 정기적인 조종석 점검을 하고 조종사와 승무원이 비행 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세부 절차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바틱에어는 9일 성명을 내어 “(조종사들과 승무원들이) 최상의 육체적, 정신적 조건을 유지할 수 있게 적절한 휴식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모든 안전 권장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