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대타”라고 들어봤나? KBO 첫 타석 충격적 한 방이 어제 같은데 또…못 말리는 공룡들 20세 외야수[MD창원]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시범경기 기간 동안 대타 스페셜로 준비 중이다.”
2023년 9월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 3-5로 뒤진 연장 11회말이었다. 무사 만루서 고졸 신인 외야수가 등장했다. 강인권 감독이 의도했다기 보다 경기흐름, 상황에 따라 기용할 타자가 마땅치 않았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23년 2차 14순위로 입단한 오른손타자 박한결. 마운드에는 두산 사이드암 박치국(26). 박한결은 1B2S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서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아 순식간에 경기를 끝냈다.
기록상 박한결의 끝내기안타는 아니었다. 두산 야수진의 중계플레이에서 실책이 끼였다. 때문에 박한결에겐 2타점만 주어졌다. 그러나 사실상 끝내기안타나 마찬가지였다. 타격 재능이 있는 선수라는 평가는 있었지만, 그 절체절명의 상황서 그렇게 큰 타구를 날릴 것이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 시즌이 흘렀다. 박한결은 당당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대선배들과 경쟁했다. 6경기서 10타수 3안타 타율 0.300 2타점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사사구 2개에 삼진을 1개만 당할 정도로 타석에서 차분한 대처가 돋보였다.
그리고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한다. 시범경기서 1군 외야 백업 한 자리를 노린다. 주전은 쉽지 않지만, 본인은 구단을 통해 당당히 “시범경기 기간동안 대타 스페셜로 준비 중이다. 대타로 준비하는 것은 승부처에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한타석에 최선을 다해야 된다 생각한다”라고 했다.
스페셜 대타라는 말은, 말 그대로 승부처에 들어갈 수 있는 배짱과 담력이 있어야 한다. 박한결이 또 한 번 보여줬다.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시범경기서 6-3으로 앞선 6회말 2사 만루서 키움 박윤성을 상대로 2B1S서 4구 141km 패스트볼을 통타, 좌익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NC는 박한결의 결정적 한 방을 앞세워 9-3으로 이겼다. 작년 데뷔 첫 타석과 이날 타석의 공통점은 승부처, 그리고 만루. 매력적인 클러치히터로 성장할 조짐을 보여줬다. 그는 “상대투수가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존에 잘 안 들어와서 직구승부를 놓치지 말자 생각했고 그 결과가 좋아 기쁘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박한결은 “CAMP 2를 다녀온 후 지난해보다 마음이 훨씬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지난 해는 시즌 후반 올라와 흥분과 긴장이 많았다고 하면, 지금은 분위기에 적응해서 훨씬 플레이와 훈련하기 좋은 것 같다. 아픈 곳이 없기 때문에 이번 시즌 자신 있게 내 장점인 타격을 팬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팀이 많은 승리를 가져가는 데 나도 힘을 더하겠다”라고 했다.
NC 외야 백업 경쟁은 치열하다. 박한결 외에도 천재환 등 한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선수들이 있다. 강인권 감독이 개막전 엔트리를 짜면서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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