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도층에 어필하는 韓…심판론으로 지지층 다잡는 李

한상희 기자 2024. 3. 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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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수도권 돌며 열세지역 공략 …野정권심판 벨트로 지지층 결속
"조국혁신당, 도태우 유영하 공천, 이종섭 출국 논란 등 변수 가능성"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각각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설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4.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2대 총선을 30일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중도층·부동층'과 '전통 지지층'에 방점을 찍고 표심 잡기에 나섰다.

등 돌렸던 보수층 결속에 성공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도권 열세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천 갈등 여파에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하자 정권 심판론을 재차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조사해 11일 발표한 정당지지도 결과, 국민의힘 41.9% 민주당은 43.1%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4.8%포인트(p) 하락했고, 민주당은 4%p 상승했다.

2023년 2월3주차 이후 1년 만에 지지율 순위가 뒤바뀌는 '골든크로스'가 벌어졌다가 한 주 만에 재역전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초접전 양상이다.

이는 이번 총선 프레임을 '윤석열 정권 심판론'에서 '한동훈 대 이재명' 미래권력 간 대결 구도로 전환시키려는 여권의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공을 거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진했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한 위원장은 지난주 충남 천안을 시작으로 충북 청주와 경기 수원, 성남, 용인을 차례로 찾았다. 보수세가 강한 경기 성남 분당갑,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충북 청주 상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도 의석이 단 한 석도 없는 '험지' 경기 고양을 찾아 "서울 편입과 경기 분도를 원샷법을 추진해 한꺼번에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등 상대적으로 열세인 곳에서 표심을 호소하는 전략을 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호남 출신 인사를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직전 총선 정당득표율 15% 미만 지역(광주, 전북, 전남) 출신 인사를 당선 안정권(20위 이내)에 25% 규모로 우선 추천하는 제도를 도입하면서다. 또 비례대표 공천을 통해 청년, 여성 등 다양성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중도층과 부동층 표심을 잡는 전략이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양평고속도로,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등을 고리로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당분간 이른바 '정권 심판 벨트' 지역구를 돌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지난 7일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경기 양평군을 방문했고, 이날은 호주로 출국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얽힌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이슈화하기 위해 신범철 전 국방차관이 출마한 천안을 찾았다.

오는 14일엔 대전·세종·충북을 찾아 정부의 연구개발(R&D) 삭감과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책임론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15일엔 부산·울산을 방문해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을 강조하며 정권 무능론을 띄운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이 양측의 승부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지지율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조 전 장관을 중심으로 정권 심판 정서가 새롭게 불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민주당으로서는 정권심판론이 약화되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공천 논란으로 당 안팎의 분열, 갈등 요소들이 넘쳐나고 있어 지지층 결집과 중도 확장을 위해 정권심판론을 다시 불러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반면에 국민의힘은 민생 드라이브를 통해 열세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정권심판론이 거의 죽어가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 전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도태우·유영하 변호사 공천, 이종섭 전 장관 출국 논란이 겹치면서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부분이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국민의힘이 우세했으나, 이번 주부터는 새로운 긴장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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