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 급락에 '신중론' 솔솔

유창욱 기자 2024. 3. 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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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해왔던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5% 이상 급락하자 시장에선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신중론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 성장주 펀드회사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는 투자자 서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에 우려를 표하며 "AMD가 맹추격 중이고 고객사인 테슬라·클라우드 기업이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어 경쟁이 격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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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공급 확대에 리드타임 줄고
경쟁심화 전망···차익매물 쏟아져
"조정 단기 그칠것" 낙관론은 여전
"美기술주 랠리, 버블 아냐" 분석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해왔던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5% 이상 급락하자 시장에선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신중론이 부상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 급등한 만큼 투자자 기대가 과열된 측면이 있고 AMD를 비롯한 경쟁사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어서다. 다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분명한 만큼 장기적인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글로벌 증시의 ‘뜨거운 감자’ 엔비디아의 추격 매수를 놓고 신중론과 낙관론이 맞붙고 있다.

11일 글로벌 시장은 엔비디아 주가 향방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나스닥시장에서 장 초반 약 5% 오르다 다시 5% 넘게 급락한 875.28달러로 거래를 마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진 때문이다. 지난해 5월말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으로 시가총액도 하루 새 약 1300억 달러(약 172조 원)가 사라졌다.

올들어 77% 가량 오른 탓에 차익 매물이 쏟아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주가가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며 “당분간 과열 해소, 물량 소화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하락 여파로 국내 관련주도 죽을 쒔다. 이날 SK하이닉스(000660)가 3.08% 하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005930)(-1.23%), HPSP(403870)(-1.64%), 한미반도체(042700)(-2.70%), 원익IPS(240810)(-0.88%) 등도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조정 국면이 다가왔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의 리드 타임(제품 주문 후 수령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최장 11개월에 달했지만 최근 3개월까지 단축됐다. 수요 대비 공급이 늘었다는 의미다.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지난해 12월 엔비디아 H100의 성능을 뛰어 넘는 AI 반도체 M1300X 시리즈를 선보였다. AI 연산 성능이 H100보다 1.3배 높고 메모리 용량도 크다. AMD는 성능을 인정받아 이미 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공급 계약을 마쳤고 납품을 앞뒀다.

미국 성장주 펀드회사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는 투자자 서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에 우려를 표하며 “AMD가 맹추격 중이고 고객사인 테슬라·클라우드 기업이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어 경쟁이 격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AI 시장 성장세를 고려하면 엔비디아의 장기적인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주가 조정기에 매수 위주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3년 뒤 현재 대비 10배 성장할 전망이다. 미즈호증권은 엔비디아의 목표 가격을 850달러에서 1000달러로 상향하기도 했다.

기술주가 랠리를 주도하는 미 증시의 상황도 버블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7(M7)’을 중심으로 올해에만 16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비싸지 않다고 분석했다. MS·애플·엔비디아·아마존·알파벳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당시 시스코·델 등 상위 종목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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