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총선, 여당 참패…극우 ‘셰가’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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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의 부패 스캔들 연루 의혹으로 치러진 포르투갈 조기 총선에서 중도 우파 정당인 사회민주당(PSD) 중심의 민주동맹(AD)이 집권 사회당(PS)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1당 자리에 올랐다.
극우 포퓰리즘을 표방한 정당 '셰가'는 지난 총선보다 약 3배 높은 득표율로 3당을 차지해 유럽 내 극우 바람의 영향권이 포르투갈까지 확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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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의 부패 스캔들 연루 의혹으로 치러진 포르투갈 조기 총선에서 중도 우파 정당인 사회민주당(PSD) 중심의 민주동맹(AD)이 집권 사회당(PS)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1당 자리에 올랐다. 극우 포퓰리즘을 표방한 정당 ‘셰가’는 지난 총선보다 약 3배 높은 득표율로 3당을 차지해 유럽 내 극우 바람의 영향권이 포르투갈까지 확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르투갈 일간지 ‘이스프레수’가 전한 지난 10일 총선 개표 결과를 보면, 민주동맹이 득표율 29%로 79석을, 사회당이 득표율 28%로 77석을 확보했다. 2015년부터 8년여간 집권했던 사회당은 2022년 총선 때 의석(120석)과 견줘 지지세가 쪼그라든 반면, 2019년 총선에서 1.3%, 2022년 총선에서 7.2%를 득표한 셰가는 이번엔 18%로 최소 48석을 얻고 캐스팅보트 자리를 움켜쥐었다. 셰가는 반이민과 임신중지 반대 등 극우 정책을 내걸고 2019년 4월 창당한 신생 정당으로, 축구 해설가였던 안드레 벤투라 대표가 이끌고 있다. 벤투라 대표는 “양대 정당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전체 230석 가운데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민주동맹은 연립정부 구성을 준비하게 됐다. 11일 새벽 루이스 몬테네그루 사회민주당 대표는 “정부 운영을 위해 극우 셰가에 의존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셰가의 지지 없이 정부를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국 가디언은 “몬테네그루 대표는 외국인 혐오와 인종주의, 포퓰리즘적 관점을 가진 벤투라 대표가 선동적이라며 그와 거래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지만, 이제는 극우 정당이 사회민주당을 지원하도록 합의해야 한다는 내부 압박을 상당히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비시(BBC)는 당장 10월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내년도 예산안 통과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봤다.
셰가의 약진은 거대 양당 체제의 부패에 대한 반감과 치솟는 집값, 고물가 저임금 현실에 실망한 민심을 파고든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조기 총선도 지난해 11월 사회당의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가 리튬 채굴 관련 비리에 연루된 의혹으로 사임하면서 치러졌다.
이번 선거로 포르투갈에서도 우경화 경향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포르투갈에선 강경 우파나 반체제 정당들이 유권자의 눈길을 받지 못했지만, 셰가의 부상은 (이런 흐름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선거 직후 스페인과 프랑스, 헝가리 등 유럽 내 극우 정당 리더들도 지원과 연대의 뜻을 밝히며 셰가의 성공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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