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졸루키의 좌충우돌 데뷔전···강철매직의 아빠미소 “나한테 그런 거 물어본 신인은 니가 처음이야”[스경x스토리]

김은진 기자 2024. 3. 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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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원상현. KT 위즈 제공



이강철 KT 감독은 11일, 신인 투수 원상현(20·KT)의 전날 모습을 떠올리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지금까지 신인 중에서 그런 신인은 또 처음 봤다”고 했다.

고졸신인 원상현은 지난 10일 LG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시범경기지만 KBO 공식경기에 데뷔전을 치렀고, 프로 입단후 처음으로 관중이 들어찬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공을 던졌다.

잔뜩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시작할 때가 다가오니까 손을 쥐락펴락 하면서 엄청 긴장하고 있길래 보고 있었다. 그런데 경기 시작 5분 전이 되자 다가오더니 ‘감독님, 저 언제 나가면 됩니까’라고 묻더라. ‘아무때나 나가고 싶을 때 나가면 된다’고 했다”고 떠올리며 웃었다.

선발 투수가 경기 시작 전 마운드에 올라가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각자 루틴대로 몸 풀고 적당한 시간에 나가서 준비하고 경기에 들어간다. 프로는 뭔가 다른 룰이 있다고 생각한듯, 루키 원상현은 하나하나 다 물어보고 확인하고 있었다.

KT 원상현이 10일 LG와 시범경기에 등판해 힘껏 투구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감독으로부터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 생각했는지 원상현은 이번엔 포수 장성우에게로 갔다. 언제 나가면 되냐고 또 묻자, 생각지 못한 질문에 역시 어리둥절했던 장성우 역시 “나가고 싶을 때 나가”라고 답했다. 이 모습을 모두 지켜봤던 이강철 감독은 “지금까지 신인 중에서 그렇게 물어본 신인은 처음 봤다. 얼마나 긴장을 했다는 얘긴가”라며 미소지었다.

올해 부산고를 졸업하고 KT에 1라운드 7순위 지명돼 입단한 우완 원상현은 올해 KT의 5선발이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소형준이 돌아올 때까지 일단 5선발을 맡는다. 선배인 김민과 나눠맡을 예정인데 스프링캠프 평가에 이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고구속 150㎞ 직구를 뿌렸는데 변화구에 더 호평이 나온다.

이강철 감독은 “변화구 능력이 있는 투수 같다. 스프링캠프에서 슬라이더 그립을 바꿔보라 알려줬는데 금방 적응했다. 직구 스피드가 좋으니 변화구만 잘 받쳐주면 직구도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다음 등판에는 60~70개 던지게 하고 구속이 떨어지지 않는지 보려 한다”고 말했다.

수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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