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아이돌의 연애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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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
참 연애하기 좋은 나이다.
이들의 팬덤을 유사 연애로 보는 관점이 있지만 남성 팬 수가 적은 걸 감안하면 최근 '여돌(여성 아이돌)'의 폭발적 인기에는 유사 육아의 개념까지 더해진 것 같다.
많은 남돌(남성 아이돌)이 사생활까지 파헤치는 팬들의 극성에 힘들어한 것이 유사 연애라면 여돌을 향한 애정은 10대 무명 시절부터 점찍은 떡잎이 톱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에 성취감을 느끼는 감정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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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 참 연애하기 좋은 나이다. 그런데 최근 배우 이재욱과 열애를 인정한 '에스파'의 카리나는 여론의 난타를 받고 공개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영국 방송 BBC가 비판하듯 "한국의 팝스타는 압박감이 크기로 악명 높은 산업"임을 부인할 수 없는 웃픈 현실이다. 정치인보다 엄격한 잣대가 주어지고 꽃다운 나이에 연애조차 할 수 없는 업무 강도는 비교할 직업군이 없을 정도다.
연애 금지 각서를 쓴 프로 직업인으로 회사에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면 회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언정, 팬들의 비난은 과도하다. 이들의 팬덤을 유사 연애로 보는 관점이 있지만 남성 팬 수가 적은 걸 감안하면 최근 '여돌(여성 아이돌)'의 폭발적 인기에는 유사 육아의 개념까지 더해진 것 같다. 많은 남돌(남성 아이돌)이 사생활까지 파헤치는 팬들의 극성에 힘들어한 것이 유사 연애라면 여돌을 향한 애정은 10대 무명 시절부터 점찍은 떡잎이 톱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에 성취감을 느끼는 감정에 가깝다.
한국은 세계적인 치맛바람의 나라가 아니던가. 그래서 내 '최애'가 한국 1등을 넘어 빌보드 차트에 오르고 월드투어를 하는 모습에 희열을 느낀다. 마치 딸을 의대라도 보낸 것처럼. 앨범을 수백 장 사고 24시간 스트리밍 전쟁에 참여하는 경제적 지원을 했는데, 한순간에 미끄러질 수 있는 경쟁에서 한눈을 팔았다고 분노하는 것이다.
열애설의 폭발력을 감안하면 앞으로 가상 아이돌이 풍선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나이를 먹지 않고 열애설도 나지 않는 흠이 없는 상품이어서다. 지난 9일 MBC '쇼! 음악중심'에선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가 1위를 차지하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100만장에 가까운 음반이 팔리는 화력은 현역돌 못지않다.
카리나의 후배들은 다른 세상에서 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한국 아이돌의 열애설을 둘러싼 해프닝은 '미스 아메리카나'로 불리는 미국 대통령만큼이나 영향력이 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교하면 실소가 날 만한 일이다. 거물급 가수와 디스전을 펼치고도 그 사건을 오히려 노래로 만드는 강단, 톱스타들과 거듭 공개 연애를 이어가는 모습은 거침이 없다. 스위프트 덕분에 이제 음악계의 시대정신은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여성 아티스트가 됐다. 그러니 직업인으로서 무대에서 땀 흘리는 모습과 진실한 가사로 노래하는 모습만으로도 박수를 보내줄 그런 팬덤이 가수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카리나에게도 그의 팬들에게도.
[김슬기 문화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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