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집단행동 3주째…대학병원 한계 '적신호'(종합)
축소 운영·인건비 부담 증가, 경영상 위기 가중
간호사 업무 확대·공보의 투입도 "고육책 불과"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이 3주째 이어지면서 지역 내 의료 중추인 상급종합병원인 대학병원들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적신호가 곳곳에서 나온다.
진료 보조(PA) 간호사들의 의료 업무 범위가 확대되고 일부 거점 병원에는 군의관·공중보건의(공보의)까지 파견됐지만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인다.
전공의에 인턴까지 집단행동 3주째…병원 기능 최소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숙련도가 높고 비상진료 체계를 지탱해온 전임의들마저 속속 병원을 떠나고 있다. 신규 충원 예정인 전임의들도 상당수 계약을 포기했다.
비록 숙련도는 낮지만 일손을 거들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임 인턴도 병원마다 대부분 임용을 포기했다.
3주째 비상 진료 체계를 운영 중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그야말로 초비상이 걸렸다.
전남대병원은 입원 환자가 비교적 적은 성형외과·비뇨기과 등 2개 병동을 일시 폐쇄했고, 분원인 화순전남대병원도 일부 병동 1곳을 통폐합했다.
병동 일시 폐쇄·통폐합으로 의료진을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 분야에 우선 재배치했지만 역부족이다.
무엇보다도 수술에 필수적인 마취과 전공의들이 모두 이탈한 여파가 크다. 평소 상시 가동되던 본원 내 수술실 14곳 중 4곳에서 응급 수술만 진행하고 있다. 하루 평균 수술은 평소 대비 8분의 1가량 줄었다. 입원 병동 내 병상도 평소와 비교하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외래진료·병동 축소 운영…병원 경영까지 위기
더욱이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이탈 전공의들의 급여는 정상 지급됐지만, 병원을 지키고 있는 전문의·간호사 등 의료진의 초과 근무 급증에 따른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병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하루 평균 적자 폭이 많게는 십수억 대에 이른다는 전망이 의료계에서 나온다.
지난 3주간 누적 적자 규모로 볼 때 현재 급한대로 충당하고 있는 운영비 예산도 고갈 위기에 처한 병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호사 업무 확대에 공보의 투입…효과는?
이달 8일부터는 간호사가 응급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이나 약물투여 등 기존 의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그에 따른 보호·보상은 강화하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대병원은 본원·분원 모두 PA간호사 수십여 명 충원에 나섰지만, 일부 저연차 간호사까지 포함돼 내부 진통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대병원에선 아직 PA간호사 업무 범위 확대를 놓고 다각적인 검토만 이뤄지고 있다.
군의관·공중보건의(공보의)도 전남대병원 본원과 분원(화순전남대병원)에 투입됐지만, 전공의 공백 해소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전남대병원 본원에는 이날부터 파견된 군의관 1명·공보의 7명이 파견, 이틀간 교육을 거쳐 각 진료과에 배치된다. 화순전남대병원에도 군의관 3명과 공보의 5명 등 8명이 추가 투입됐다. 다만 5명은 전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의라서 어느 과에 투입할 지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조선대병원도 정부에 공보의 파견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군의관·공보의 파견은 수도권 대형 병원과 지방 거점 국립대 병원 등을 우선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결국 '아랫돌 빼서 웃돌 괴는 격'이라며 회의적 반응이다. 공중보건의들이 큰 병원으로 파견 나가면,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자체에선 의료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군 단위 기초지자체에서 자리를 지키던 의사들이 대학병원으로 가면 또 다른 의료 사각이 생긴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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