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접수부터 메뉴 제안까지…” 생성형 AI로 진화하는 스마트상점
[IT동아 권택경 기자] “두 명이서 왔는데 먹기 좋은 메뉴를 추천해 줘”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위치한 한 치킨 전문점. 테이블오더 속 인공지능(AI)에게 메뉴 추천을 부탁하자 치킨과 맥주, 치킨과 떡볶이 등으로 구성된 화면이 메뉴에 뜬다. 요청한 대로 2명이 먹기에 적당한 분량의 메뉴들만 추려서 보여준 것이다.
이곳은 리테일 테크 스타트업 넥스트페이먼츠가 플래그십으로 운영 중인 매장인 ‘엔샵’ 중 한 곳이다. 넥스트페이먼츠는 3월 8일부터 엔샵에서 오픈AI의 챗GPT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구현한 만능 AI 도우미 ‘므즈(MZZZ)’ 운용을 시작했다.
므즈를 이용하면 메뉴 이름을 말해 음성으로 주문을 하는 건 물론이고, 인원이나 선호에 따른 메뉴 추천도 받을 수 있다. 사이드 메뉴 추가, 옵션 변경 등 세부적인 주문 내용 조정도 가능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덕분에 단순 텍스트 음성 변환(TTS) 기술보다 좀 더 복잡한 요청도 간단히 해낸다. 키오스크, 테이블오더 등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 등 이른바 디지털 약자들이 더 이상 터치스크린 화면과 씨름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챗GPT가 지원하는 언어라면 어떤 언어든 별도의 번역 작업 없이 지원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일본어로 시원한 음료가 뭐가 있냐고 묻자 맥주, 탄산음료 등 해당하는 메뉴를 화면에 보여줬다. 한국어가 서툴거나 전혀 모르는 외국인 손님이 와도 문제없이 이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므즈의 역할은 테이블오더 속에서 주문을 받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점주를 위한 가게 운영 정보 화면인 대시보드에도 므즈를 탑재했다. 테이블오더 속 므즈가 웨이터 역할이라면, 가게 대시보드 속 므즈는 매장 운영 전문가 역할이다.
넥스트페이먼츠가 운영 중인 또 다른 엔샵인 감성커피 평촌학원가점의 대시보드 속 므즈에게 “우리 매장 주 고객인 10대를 위해 신메뉴를 만들고 싶은데 제안해 줄 수 있나요?”라고 묻자 새로운 종류의 과일 라떼와 초콜릿 음료를 추가해보라 조언했다. 10대들 사이에서 딸기 라떼와 초코라떼의 판매량이 높았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놓은 답변이다.
이런 답변이 가능한 건 므즈가 대시보드에 모이는 매장 내외부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시보드에는 매출, 판매량, 매장 내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기기로 수집한 유동인구 고객들의 연령 및 성별 등 인구통계학적 정보가 모인다. 날씨, 주요 행사 및 이벤트 일정 등 매장에 영향을 줄 만한 외부 데이터도 대시보드에 연동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므즈가 가맹점 전체 데이터를 아우르는 데이터 분석가 역할로 쓸 수도 있다.
이외에도 소상공인들은 매장 운영과 관련된 세무, 회계와 같은 전문 분야 상담도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전문가의 손을 빌리기 어렵거나 비용이 부담스러운 소상공인들에게 전문적 조언을 제공함으로써 격차 해소에 기여하는 셈이다.
향후에는 므즈의 탑재처도 키오스크, 디지털 사이니지, 서빙 로봇 등 매장 전반으로 확대한다. 고객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이니지에 표시할 적절한 홍보 콘텐츠를 자동으로 골라주는 기능, 서빙 외에도 다양한 접객 업무가 가능한 AI 서빙 로봇 등을 므즈로 구현할 예정이다. 므즈를 통한 매장 식자재 자동 주문, 마케팅 전략 수립 기능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능 개발을 이미 마쳤다고 넥스트페이먼츠는 밝혔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올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에서 므즈를 대상 기술 풀에 등록해 보급에도 나설 계획이다.
므즈를 앞세워 오픈AI와의 협업 도전에도 나선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오는 3월 12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를 방문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리테일 테크 비전을 소개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K-스타트업&오픈AI 매칭 데이’에서 오픈AI 협업 예비 후보 14곳 중 1곳에 넥스트페이먼츠가 선발된 바 있다. 이번 오픈AI 방문은 최종 협업 대상을 선발하는 과정이다.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는 “스마트상점 솔루션으로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DX)을 도왔던 넥스트페이먼츠가 이제는 인공지능 전환(AX)에 나서고자 한다”면서 “므즈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며 AI가 인류를 널리 이롭게 하는 데 기여하는 선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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