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잡이 출신' 황선홍 감독이 주민규 발탁한 명쾌한 답변 "3년간 리그 50골 이상 넣은 선수 있나"→33세 333일 최고령 승선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주민규(울산HD)가 드디어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황선홍 임시 감독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C조 3차전-4차전에 나설 23인 명단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는 3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홈경기를, 3월 26일 오후 9시 30분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원정 경기를 치른다.
3명이 최초 발탁됐다. 주민규를 비롯해 정호연(광주FC), 이명재(울산HD)가 처음으로 A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민규의 이름이 눈에 띈다. 주민규는 서울 이랜드, 상주 상무, 제주 유나이티드, 울산HD에서 뛰어난 득점력을 발휘했음에도 매번 국가대표와 연이 없었다. 주민규가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2021시즌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카타르 월드컵이 종료된 후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앉아 있었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주민규를 외면했다.
주민규는 지난해 9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솔직히 0.1% 기대는 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상처를 많이 받아서 마음을 내려놓고, 차분하게 기다리고 욕심을 안 내려고 하고 있다. 되든 안 되든, 제가 부족한 부분이 많아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매번 미디어에서 이름이 거론됐던 그였으나, 정작 손에 쥔 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본인도 점점 기대치를 낮춰갔다.
주민규 앞에는 황의조와 조규성이 있었고, 벤투 감독과 클린스만 감독은 둘의 연계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황선홍 감독이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다. 황선홍 감독은 주민규를 발탁한 배경으로 "축구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득점력은 다른 영역이다. 3년간 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가 전무하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명쾌한 답변이었다. 주민규는 K리그1 기준으로 2021시즌에 22골, 2022시즌에 17골, 2023시즌에 17골을 터뜨렸다. 3시즌 동안 도합 56골을 생산했다. 대표팀 최전방 자원에서 주민규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없었다. 황선홍 감독이라 더 설득력이 있다. 황선홍 감독은 선수 시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103경기에 출전해 50골을 만들었다. 50골은 차범근(58골)에 이어 A매치 최다 득점 순위 2위에 해당한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주민규(울산HD)가 오늘 33세 333일에 국가대표팀에 선발됨으로써 한국 축구대표팀 사상 가장 늦은 나이에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된 기록을 세우게 됐다. 기존 최고령 기록은 지난 2008년 10월 허정무 대표팀 감독 시절에 송정현(당시 전남 드래곤즈)이 32세 131일에 처음 발탁된 것이었다"라고 알렸다.
주민규는 더 나아가 대표팀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을 세우고자 한다. 협회는 "주민규 선수가 오는 21일 열리는 태국전에 출전할 경우 국가대표팀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33세 343일)도 세우게 된다. 기존 최고령 데뷔전 기록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튀르키예전에 32세 168일의 나이로 처음 A매치에 출전한 한창화였다"라고 덧붙였다.
황선홍 감독은 A대표팀 임시 감독이 된 후 K리거들을 점검했다. 그는 "시간이 많이 없었고, 코치진 선임 후에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55명의 예비 명단을 정했다. 2주간에 걸쳐서 코치들과 K리그,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보면서 관전했다. 해외에 있는 선수들은 직접 볼 수 없어 영상으로 체크했다. 모든 걸 종합적으로 해서 부상을 제외한 23인의 선수를 선발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K리그를 관찰해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많이 염두에 뒀다. 대표팀은 항상 최고의 선수들이 선발되어야 하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팀이다. 코치진에서 면밀히 검토해서 최종 결정을 내렸다"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3월 A매치 소집명단 23인
골키퍼 - 조현우(울산HD), 송범근(쇼난벨마레),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수비수 -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울산HD),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 김진수(전북현대), 설영우(울산HD), 김문환(알두하일), 이명재(울산HD)
미드필더 - 백승호(버밍엄 시티), 박진섭(전북현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정호연(광주FC), 엄원상(울산HD)
공격수 - 조규성(미트윌란), 주민규(울산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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