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한 손흥민·이강인 태극마크 달고 다시 함께 뛴다…황선홍 감독 “당사자들과 대화 나눈 후 결정” [GOAL 종로]
[골닷컴, 신문로] 강동훈 기자 = 황선홍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감독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게 ‘하극상’ 벌여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팬들의 거센 비판과 비난을 받았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전격 발탁했다. 황 감독은 고심 끝에 선발을 결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동시에 황 감독은 이번 소집 때 문제를 잘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감독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이달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4차전(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26일 라차망칼라 스타디움) 소집명단(23명)을 발표했다. 가장 관심이 쏠렸던 이강인은 황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앞서 이강인은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을 앞두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른바 ‘하극상 논란’을 빚었다. 당시 이강인은 또래 동료들과 탁구를 치다가 이를 제지한 주장 손흥민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선수가 뒤엉키다가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이는 영국 매체 더선을 통해 최초 보도됐고, 이후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가 ‘내분 사태’를 인정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내분 사태’가 보도된 후 이강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서열 문화를 중요시하는 한국 정서를 고려했을 때 이강인이 9살 차이가 나고, 더군다나 주장인 손흥민에게 대들었다는 점에서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강인을 향한 비판과 비난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다. 급기야 이강인의 가족들을 향해서도 비판과 비난이 일었다.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던 기업들은 팬들의 불매 운동과 항의 및 질타에 결국 광고를 내리기도 했다. 상당히 심각해지자 이강인은 결국 SNS를 통해 다시 사과문을 게시했고, 이 과정에서 그는 런던으로 직접 건너가 손흥민에게 사과하면서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이미 이강인에게 등을 돌린 팬들은 다수였고, 비판과 비난도 쉽사리 멈출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특히 최근까지도 복수의 팬들은 이강인이 태극마크를 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여론 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강인의 발탁을 찬성한 팬은 46.9%였고, 반대한 팬은 40.7%로 팽팽했다. 나머지 12.5%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황 감독은 고심 끝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강인을 전격 발탁했다. 황 감독은 “전적으로 이 결정은 감독인 제가 했다. 어쨌든 이강인을 부르지 않고 다음으로 넘기면 위기는 넘어갈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 안 부르고 다음에 부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건 아니”라고 발탁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제 경험으로 봤을 때 항상 이런 문제들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얼마나 빨리 풀어지고 다시 화합하면서 더 단단해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경험을 제가 선수시절 때도 했다. 운동장에서 일어난 건 운동장에서 빨리 푸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태국 2연전에선 다시 하나 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고심하는 과정에서 당사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고도 밝혔다. “손흥민과 이강인, 두 선수와 직접 소통했다”는 황 감독은 “이강인은 축구팬 여러분과 동료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길 원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강인을 보듬어 안고 화합해서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선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있었던 안 좋은 일들이 두 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 있는 다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등 모든 구성원의 문제”라며 “제가 그 안에 있지 않아서 면밀하게 파악하는 건 어렵지만 짧은 시간 동안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정리하도록 하겠다.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어느 정도 정리하고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문제를 잘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3월 A매치 소집명단(총 23명)
▲ 골키퍼(GK) = 조현우(울산HD), 송범근(쇼난벨마레),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 수비수(DF) =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 이명재, 설영우(이상 울산HD),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 김진수(전북현대), 김문환(알두하일)
▲ 미드필더(MF) = 백승호(버밍엄 시티), 박진섭(전북현대),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정호연(광주FC), 엄원상(울산HD)
▲ 공격수(FW) = 조규성(미트윌란), 주민규(울산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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