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어선 전복 원인은…그물 감긴 스크루 · 기상 악화 등 추측

류희준 기자 2024. 3. 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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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어제(10일) 오후 선체 1차 감식을 진행해 스크루에 이물질이 걸린 것을 확인했습니다.

선박 스크루에 그물 등 폐기물이 걸려 선박이 파손되거나 전복되는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사고 선박이 지난 8일 오후 8시 55분 GPS 상에서 항적이 사라지고 9일 오전 6시 29분 사고가 처음 확인된 것에 비춰 해경은 그사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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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욕지도 전복 사고 구조현장

경남 통영시 욕지도 해상에서 어선이 전복돼 선원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사고와 관련해 사고 원인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어제(10일) 오후 선체 1차 감식을 진행해 스크루에 이물질이 걸린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물은 선박 어창 쪽에 많이 엉켜 있어 수중 수색 당시에도 방해됐습니다.

육안상 아직 외부 충격 흔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박 스크루에 그물 등 폐기물이 걸려 선박이 파손되거나 전복되는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지난해 9월 13일에는 통영시 한산면 소지도 북동쪽 2.7㎞ 해상에서 3t급 연안 복합어선이 조업 중 스크루에 폐로프가 감겨 동력이 멈추면서 해경 도움으로 구조됐습니다.

2019년 5월 전북 부안 해상에서는 스크루가 폐줄에 걸려 전복되면서 선장 등 3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사고 종류별 해양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22년 발생한 총 2천863건의 사고 중 기타(596건)를 제외한 부유물 감김이 337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358건, 336건으로 기타 다음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통영 욕지도 해상 전복 어선 수색하는 해경


해경은 기상이 악화한 가운데 무리한 조업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보고 있습니다.

사고 해역에는 지난 8일 오전 7시부터 9일 오전 4시까지 풍랑주의보가 발효됐습니다.

풍랑주의보는 해상에서 14㎧ 이상의 풍속이 3시간 이상 지속하거나, 파고가 3m를 넘을 것으로 예측될 때 발효됩니다.

사고 선박이 지난 8일 오후 8시 55분 GPS 상에서 항적이 사라지고 9일 오전 6시 29분 사고가 처음 확인된 것에 비춰 해경은 그사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9시 사고 지역 풍속은 13.8㎧, 파고는 최대 4.1m였으며, 9일 오전 2시까지 풍속은 대체로 11㎧ 수준, 파고는 3m대를 보였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통상 풍속이 9∼14㎧일 때 강한 바람이, 14㎧ 이상일 땐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고 예보한다며, 사고 당시 풍랑주의보가 해제되기 전까지 강한 바람이 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사고 선박이 기상이 악화한 상황에서 닻을 내리지 않아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경남 통영에서 30년 넘게 어업 일을 하는 A 씨는 통상 강풍이 불면 닻을 내려 배를 정박시키며, 그러지 않고 갑자기 돌풍을 맞으면 파도가 심해 배가 뒤집힐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해경은 이번처럼 전복 사고는 배가 순식간에 뒤집혀 미처 구조 요청을 하지 못해 사고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고 선박에는 구명부환(원형의 부력 물체)이 비치돼야 하지만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실종자들이 이를 이용한 뒤 휩쓸렸거나 전복 과정에서 유실됐는지 등은 확인해봐야 합니다.

해경은 해수 유동 예측 결과와 지역민 의견을 반영해 수색 구역을 나눠 추가 수색을 이어가는 한편, 이르면 12일 중 2차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사고 선박(20t급·근해연승어선)은 지난 9일 오전 6시 29분쯤 통영시 욕지도 남쪽 68㎞ 해상에서 전복됐습니다.

이 사고로 승선원 9명 중 한국인 선장 1명을 포함해 외국인 3명은 의식이 없는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숨졌습니다.

나머지 한국인 1명과 외국인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사진=연합뉴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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