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제왕' 이해찬·'중도 아이콘' 김부겸 구원등판...민주당 반등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의 제왕' 이해찬 전 국무총리, '중도의 아이콘'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함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의 사령탑을 맡기로 하면서 민주당 지지세가 반등 모멘텀을 찾을지 주목된다.
김민석 민주당 상황실장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선대위의 최고 지도부가 될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재명 대표, 이해찬 전 총리, 김부겸 전 총리 세 분으로 결정했다"며 "이번 선대위의 성격은 혁신, 통합, 국민참여, 심판 등 네 가지다. 네 가지 개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세 분을 모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민주당은 이밖에 공영운 예비후보(경기 화성을), 황정아 예비후보(대전 유성을), 이광재 예비후보(경기 성남분당갑), 홍익표 예비후보(서울 서초을), 이소영 예비후보(경기 의왕·과천), 김용만 예비후보(경기 하남을), 김용민 예비후보(경기 남양주병) 및 아직 결정되지 않은 국민참여위원장 등도 선대위에 포함시킨다고 밝혔다.
총선을 30일 앞두고 선대위를 띄우면서 민주당은 그동안의 공천갈등을 매듭짓고 선거 유세로 본격적인 국면 전환을 시도할 전망이다. 총선 승패의 직접 책임을 지게 될 이재명 당대표 뿐만 아니라 당의 원로 격인 이해찬 전 총리, 정계은퇴까지 선언했던 김부겸 전 총리까지 선대위로 영입한 것은 그동안의 지지율 하락세 국면에서 벗어나 반등을 꾀해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하겠단 의지로 해석됐다.
정치권은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직에 앉은 이 전 총리와 김 전 총리의 상징성에 주목한다. 두 사람 모두 그동안 민주당 선대위원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었다.
이 전 총리는 본인의 지역구 선거에서 '7전7승'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21대 총선에서 공동 선대위원장으로서 민주당 압승을 이끌었다. 그가 '선거의 제왕'으로 불리는 이유다.
또 민주당이 중도 확장을 노린다면 김 전 총리만한 인물이 없다는 게 민주당 내부의 중론이다.
김 전 총리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당선됐는데 이 지역에서 민주당계가 당선자를 낸 것은 31년 만이었다. 당시 김 전 총리의 당선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여겨지는 '지역주의'를 타파할 희망으로까지 여겨졌다. 이번 선거 국면에서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면 김 전 총리는 보다 폭넓은 층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표심을 호소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지난 1년간 민주당이 계파갈등을 겪을 때도 김 전 총리는 '중도·화합의 아이콘' '구원투수'로서 당내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받아왔다.
민주당 입장에선 공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단 점도 지지율 반등을 꾀할 좋은 타이밍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41.9%, 민주당은 43.1%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1주일 만에 양당 지지율이 오차 범위 내로 다시 좁혀진 것은 물론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한 주 만에 역전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3.9%를 기록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민주당 공천 갈등의 분수령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서울 중구성동갑에서의 공천배제 당시였다"며 "지금도 일부 탈당 의원들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임 전 실장이 당에 잔류를 결정하면서 더 이상의 갈등이 증폭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당의 내부총질에 국민들도 지겨워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이 선대위 체제로 빨리 전환해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기조를 강조해 나가면서 지지율 반등의 기회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침 임 전 실장도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권의 국정운영을 평가하고 준열하게 심판하는 선거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돌파해야 한다"며 "이제부터는 친명도, 비명도 없다. 모두가 아픔을 뒤로 하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호소드린다"고 했다.
김 전 총리도 "친명이니 비문이니 이런 말을 버리자. 우리는 다 민주당"이라며 "(임 전 실장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전화를 걸 것"이라고도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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