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벌크업'에도 "초등학생이냐" 나성범 지적, KIA 최원준 홈런포로 증명했다 [대전 현장인터뷰]

대전=안호근 기자 2024. 3. 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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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대전=안호근 기자]
KIA 타이거즈 최원준(왼쪽)이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1회초 펠릭스 페냐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는 선제 결승 솔로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성범이 형이 귀엽다고 초등학생이라고 하더라고요."

4㎏를 찌웠고 그 중 절반 이상을 근육량으로 채웠지만 KBO리그를 대표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매니아 나성범(35·KIA 타이거즈)에겐 최원준(27)이 그저 귀엽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최원준은 겨우내 근육 증가에 힘쓴 결과물을 시범경기 초반부터 확인했다.

최원준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1회초 펠릭스 페냐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는 선제 결승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치던 최원준은 이날 홈런 한 방으로 자신감을 얻는 동시에 겨우내 흘린 땀방울의 가치를 확인했다.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의 2차 1라운드 신인으로 선발된 최원준은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바탕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친 최원준은 지난해 복귀해 67경기에서 타율 0.255를 기록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KIA 타이거즈 최원준이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1회초 펠릭스 페냐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는 선제 결승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시즌 종료 후부터 호주 캔버라-일본 오키나와에 걸친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벌크업에 매진했다. 이 분야 권위자인 나성범을 믿고 따랐다. 그 결과 증량과 함께 근육량 늘리기에 성공했다.

그 결실이 이날 경기에서 날린 홈런포였다. 최원준은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볼카운트 3-1로 유리한 상황에서 페냐의 시속 147㎞ 속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지체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강하게 맞은 타구는 우측으로 향했고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15m를 비행한 솔로홈런.

KBO리그 7시즌 동안 16홈런에 그쳤던 최원준이다. 시즌 최다 홈런은 4개였고 평균 3개를 넘지 못했기에 벌크업 후 이른 시점에 나온 홈런포는 그 결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반가운 한 방이었다.

경기 후 만난 최원준은 "아무래도 비시즌 때부터 웨이트랑 타구 속도를 늘리려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좋아진 것 같다"며 "살만 쪘다고 하긴 그렇고 근육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며 "웨이트를 잘 안 했었는데 이번엔 성범이 형을 따라서 많이 햅려고 했다. 몇 주 정도를 같이 했고 체중은 한 제 생각에는 3~5kg 정도 쪘고 근육량도 2~3㎏ 정도 붙었다. 원래 (근육량이) 39~40㎏인데 지금 40㎏ 초반대가 나온다"고 말했다.

본인도 불어난 근육의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연습 때 제 느낌상으로도 타구 속도가 빨라지고 비거리도 늘어난 것 같다"며 "또 주위에서도 그렇게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KIA 타이거즈 최원준(오른쪽)이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1회초 펠릭스 페냐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는 선제 결승 솔로 홈런을 날리고 3루에서 조재영 코치와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다만 '웨이트 스승' 나성범의 눈엔 만족스럽지 않다. 최원준은 "성범이 형은 아직 성에 안 찬다"며 "귀엽다고, 초등학생이라고 한다. 성범이 형은 10년을 넘게 해왔고 저는 이제 3,4개월 했을 뿐이다. 아직 부족하다. 당연히 그렇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처음 하는 거라 다 해보고 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내 몸 상태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딱히 어떤 운동이 더 도움이 됐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웨이트를 했다"면서도 "물론 웨이트만으로 타구 속도가 붙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또 코치님과 이런 부분에서 메커닉적으로도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홈런이 터져나오며 기분 좋게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최원준은 "솔직히 지금 홈런이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시즌 때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도 "그래도 시범 경기 때 홈런을 친 기억이 없는데 겨울에 준비했던 것들이 잘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좋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도 "상대투수들의 구위가 좋아 우리 타자들이 많은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득점이 필요할 때 어떻게든 만들어내는 과정이 좋았다"고 간접적으로 칭찬했다.

12일 더 중요한 기회를 맞는다. 12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류현진이 한화 선발 투수로 예고돼 있다. 최원준의 웨이트 효과가 류현진을 상대로도 재미를 볼 수 있을지도 12일 한화전 관전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

KIA 타이거즈 최원준(가운데)이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범경기에서 1회초 펠릭스 페냐를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는 선제 결승 솔로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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