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녹여요 '이동노동자 쉼터' 늘어
변차연 앵커>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이동노동자들은 쉴 공간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들 노동자들이 더위와 추위를 피하고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가 늘고 있는데요.
이동노동자들은 쉼터를 더 늘리고 운영 시간을 확대해 줄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오도연 국민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오도연 국민기자>
어두운 밤길, 배달 오토바이가 바쁘게 거리를 오갑니다.
이른 새벽 아파트 단지에선 트럭 가득 짐을 싣고 온 택배기사는 부지런히 상자를 나릅니다.
(이동노동자 쉼터 / 경기도 이천시)
대리운전 또는 택배 일을 하다 잠시 쉴 시간.
이동근로자들이 쉼터에서 차 한잔 마시며 휴식을 취합니다.
이천시 버스터미널 인근 건물 4층에 마련된 쉼터는 냉난방 시설에 음료를 마실 수 있고, 혈압계와 안마의자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웅연 / 이천시 대리운전기사조합지회장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연락을 기다려야 될 때는 우리가 밖에서 노출돼 있거든요. 어디 잠깐 동안 들어갈 수 있는 현금인출기나 처마 밑에 가서 잠시 쉬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지 긴 시간 있을 수 없거든요. 이렇게 쉼터를 제공 받았다는 것은 너무 감사하고 좋은 일입니다."
컴퓨터와 프린터, 복사기까지 설치돼 있는 이곳 쉼터는 배달 업종이나 대리운전 기사만 이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습지 교사, 강사 등 빈 시간에 쉴 곳 마땅치 않은 사람들도 찾고 있습니다.
각종 편의시설에 교육과 모임 등을 할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 이동노동자들에게 인기입니다.
인터뷰> 장은지 / 원예치료 강사
"오전 수업과 오후 수업 사이의 공백 시간에 쉼터가 생겨서 차를 마실 수 있고 수업 준비도 와서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데 마사지도 하며 깨끗한 환경에서 편하게 쉬니까 좋습니다."
이천시 이동근로자 쉼터는 지난 1월 도심 두 곳에 문을 열었는데요.
한 달여 만에 5백 명이 이용했습니다.
인터뷰> 이광석 / 대리기사
"쉼터가 있으니까 와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고 간단한 컴퓨터나 지식도 배우거나 아니면 복사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인터뷰> 김경희 / 이천시장
"경기도에는 이천시를 비롯해서 24만 명의 이동노동자가 있어요. 그런데 이분들이 쉴 데가 없어서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마련하게 됐습니다. 3억 원 들여 두 군데를 (조성)했는데..."
이동근로자 쉼터는 지난 2016년 3월 서울 서초동에 처음 들어선 이후 전국 곳곳에 문을 열고 있습니다.
올해 1월 기준 전국에 60여 곳에 생겨난 이동노동자쉼터는 전국에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경기도의 경우 오는 2026까지 32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오도연 국민기자
"이동노동자 쉼터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이동노동자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동노동자 쉼터는 도시별로 1~2개 정도에 그칩니다.
그나마 일부 쉼터는 접근성이 떨어진 곳에 있거나 주말엔 개방하지 않는 등 운영 시간이 제한적이어서 이동노동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광석 / 대리기사
"개방 시간을 24시간으로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 크고요. 덧붙이자면 주말,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항상 개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취재: 오도연 국민기자)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를 늘이는 것과 함께 위치 선정부터 운영 방법까지 이용 당사자들의 의견을 더 반영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국민리포트 오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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