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이지아라는 모순적 매력
배우 이지아를 보면 모순(矛盾)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부정적인 의미로서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뭔가 앞뒤가 잘 맞지 않는,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 때문에 그렇다.
실제로 이지아를 보고 있으면 꾸준히 작품활동을 한 것은 물론이고 예능에도 출연해 평소 모습을 평범하게 보여줬음에도, 여전히 어딘가 신비롭고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 차갑고 도도할 것 같은 겉모습과 달리 지극히 소탈하고 털털한 성격이 그렇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가련한 눈빛이 무색하게 사소한 농담 하나에도 쉽게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도 이지아의 ‘모순적 매력’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그래서 이지아를 보고 있으면 과연 그는 어떤 사람이고, 어느 쪽이 진짜 모습인지 늘 궁금했다.
때마침 JTBC ‘끝내주는 해결사’의 종영을 기념해 이지아가 언론 인터뷰에 나섰고, 본인에게 직접 ‘이지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생겼다.
◇ ‘끝내주는 해결사’
일단 이날 인터뷰 명분은 JTBC ‘끝내주는 해결사’의 종영이었다. 이에 인터뷰는 작품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됐다.
이지아는 우선 “12부작 드라마를 처음 했는데, 너무 뚝딱 지나가서 ‘벌써 끝났어?’라는 아쉬움도 남더라. 그래도 고무적인 성적으로 끝나서 기분이 좋다. JTBC 수목극 시청률 역대 2위라고 하더라”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인기를 제대로 실감은 못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발랄하고 밝은 작품에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나도 코믹 연기 같은 걸 많이 하고 싶다. 그런데 왜인지 그런 역할은 잘 안 들어오고, 매번 감정 기복 심하거나 비련의 주인공 같은 역할만 들어오더라”라며 웃었다.
장난스럽게 말하긴 했으나 이지아는 코믹 연기에 꽤 진심이었다. 실제로 이날 인터뷰 동안 여러 차례 코믹 연기를 하고 싶다고 어필한 것은 물론이고, ‘몸개그’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지아는 “최근에 정적인 역할 많이 했다. 이번 역할이 밝은 부분도 있지만 무게감 있는 장면도 많아 무작정 코믹으로 갈 수는 없었다. 그런 수위 조절하기가 어려웠다. 이번 역할이 엄청난 도전이라기보다 앞으로 엄청난 도전을 하기 위해 예열한 느낌이다”라며 ‘엄청난 코믹 연기’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다.
◇ 평소의 이지아는?
배우가 아닌 평소의 이지아를 가장 잘 표현하는 키워드는 아마도 운동과 유튜브, 술로 요약될 듯하다.
먼저 운동에 대해서 이지아는 굉장히 체계적이고 루틴적으로 이를 수행하며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아는 “운동을 열심히 한다. ‘그냥 나가서 한 시간 운동하고 와야지’가 아니라 트레이너 선생님과 함께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는 편이다. 또 하는 동안에도 성의 있게 하려고 한다. 몸을 관리해 줘야 (배우 활동도) 더 잘할 수 있다. 그렇게 운동하고 관리하는 건 루틴적으로 수행하면서 지내는 것 같다”라고 평소 생활을 밝혔다.
이어 그는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거나 그럴 때도 가끔 있지만, 운동이나 관리는 루틴으로 살고 있다. 아무래도 배우로서 관리는 놓을 수 없으니까, 일처럼 하고 있다. 운동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나는 이게 되게 즐겁다”라고 운동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이지아가 평소 즐기는 취미 중에 술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이지아는 최근 신동엽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짠한형’에 출연해 애주가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지아는 “나 술 좋아한다. 그렇다고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마시거나 밤새도록 마시고 그런 건 아니다. 취기가 생기면 텐션이 높아지지 않나. 그런 걸 좋아한다. ‘짠한형’에 나온 모습이 내 원래 모습이다”라며 술에 대해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운동, 술과 함께 이지아의 삶에서 또 하나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유튜브다.
특히 우주 관련 다큐를 즐겨보는 것으로 유명한 이지아는 이날도 “우주에 대해서는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라며 여전한 취향을 보였다.
이어 그는 “시간이 있을 때 유튜브를 많이 본다. 유튜브에 전문화된 게 콘텐츠가 많지 않나. 예전에는 책을 읽어야지만 알 수 있던 걸 이제 전문가가 딱 귀에 들어오게 설명을 해준다. 그게 너무 큰 자산이라고 느껴진다.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는 걸 좋아해서 나에게는 정말로 유용하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지아는 우주 외에도 즐겨보는 콘텐츠에 대해 언급했다.
이지아는 “우주에 관한 채널은 늘 있다. 광활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지금 나의 고민은 정말로 하찮은 거라고 느껴져서 더 보게 되는 것 같다. 그것 외에도 세계 경제 동향이나 건축, 세계사 이런 걸 자주 본다. 예전에 알고 있던 지식도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되니까 재미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이지아가 무조건 교양, 다큐만 보는 것은 아니다. 이지아는 “게임 채널도 종종 본다. 우주하마라는 채널을 자주 보는 편이다. 라이브로 볼 때도 많다”라고 말해 독사들(해당 채널 시청자 애칭)임을 밝혔다.
다만 이지아는 ‘혹시 실시간 채팅에도 참여하는지’를 묻는 말에는 그저 어색한 웃음으로 얼버무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 조금은 이해된 이지아라는 배우
이제 사람들의 기억에서 많이 희미해졌지만, 이지아는 과거 ‘러브 바이러스’와 ‘컵케이크와 외계인’, ‘뱀파이어 로맨스’의 음원을 발표해 음악적 재능을 보여준 바 있다.
이에 가수로서의 꿈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지를 묻자, 이지아는 자신이 없다는 듯 웃어 보였다.
이지아는 “앞서 발표한 음원도 작품 OST라든가 하는 이벤트성 음원이다. 가수로서 계속 노력을 한 게 아니다 보니 (다시 음원을 내는 건) 망설여진다. 만약에 내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되면 한번 고려는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현재 유튜브 채널을 준비 중이냐는 물음에 이지아는 “어떤 걸 해야 할지 몰라서 아직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않다. 또 지금 하는 일에 소홀해질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라고 밝혀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이지아는 꼭 유튜브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훨씬 더 자주 시청자들 앞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이지아는 “마음은 다작을 하고 싶은데, 그게 생각만큼 안 된다. 다작을 해도 되는데 다들 나를 내버려두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배우로서 관점이라기보다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조금 더 시선들이 무서웠다면 지금은 그런 게 많이 괜찮아진 것 같다. 작품도 많이 하고 싶고 영화도 엄청나게 하고 싶다. 연기가 재밌다. 다양한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캐릭터로 살아보는 게 매력적이다”라며 다작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끝으로 이지아는 작품 외적인 계획에 대한 물음에 “작품 외적으로는 따로 계획이 없다”라고 딱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원래 항상 현재만을 사는 것 같다. 과거를 잘 돌아보지도 않고, 미래를 크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원래 성격이 그렇다. 더군다나 머피의 법칙같이 나는 더 잘하고 싶어서 뭔가를 하면 오히려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냥 ‘평소처럼 하자’고 더 다짐하는 것 같다”라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날그날 매 순간에 충실한 삶. 볼 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이지아의 ‘모순적 매력’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답변이었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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