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짐싸는 CEO들…증권가 세대교체에도 칼바람 피한 수장은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4. 3. 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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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에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업계 최장수 CEO를 비롯한 주요 증권사 수장들이 대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안정을 추구했던 예년과 달리 변화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는 '장수' CEO가 많은 곳인데 이번에 유독 많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며 "지난해 경영 성과나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전반적으로 쇄신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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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에 최고경영자(CEO)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업계 최장수 CEO를 비롯한 주요 증권사 수장들이 대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안정을 추구했던 예년과 달리 변화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가운데 10곳의 CEO가 교체됐거나 바뀔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중 한 명을 사장 후보로 선정한다. 지난 2018년부터 NH투자증권을 이끌어 온 정영채 사장은 지난 4일 용퇴의사를 밝히면서 6년 만에 물러난다.

하이투자증권도 사령탑 교체에 나섰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홍원식 사장의 후임으로 성무용 전 대구은행 부행장을 오는 28일 선임한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한 실적 악화가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증권업계를 이끌어왔던 장수 CEO들도 대거 퇴진했다. 지난 2014년부터 SK증권 사령탑을 맡았던 김신 대표는 10년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SK증권은 김신·전우종 각자 대표 체제에서 전우종·정준호 각자 대표 체제로 바뀌게 됐다.

가장 먼저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그룹 창립 멤버이자 최장수 CEO로 꼽혔던 최현만 회장은 지난해 10월 용퇴했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김미섭·허선호 부회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출범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정일문 사장의 뒤를 이어 김성환 대표가 선임됐다. 삼성증권도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이외에 현대차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새 수장을 맞이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영향으로 황현순 전 사장이 자진 사임하면서 엄주성 부사장으로 대표를 교체했다. KB증권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으로 금융 당국으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은 박정림 전 대표의 후임으로 이홍구 WM영업총괄본부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반면 세대교체 바람 속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수장들도 있다. 오는 26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던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를 비롯해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와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의 연임안이 이달 열리는 각사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됐다.

주요 증권사 수장들이 잇따라 교체된 건 지난해 부동산 PF와 해외부동산 리스크에 따른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주가조작 등 각종 사건사고가 많았던 만큼 수장 교체를 통해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 등 쇄신을 꾀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는 ‘장수’ CEO가 많은 곳인데 이번에 유독 많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며 “지난해 경영 성과나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전반적으로 쇄신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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