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연합회장 "홍콩 ELS 사태 유감…내부통제 실질화 노력"

이주혜 기자 2024. 3.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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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위험상품 판매, 고객에게 선택권 줘야"
"사회적 역할 필연적…수익성·건전성·공공성 균형"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24.03.11.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취임 100일을 맞은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과정의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은행의 내부통제가 실질화될 수 있도록 은행연합회가 노력하겠다"며 "자율규제의 범위를 넓히고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저도 (신한금융지주 재직 당시) 사모펀드에 얽혀서 고생도 많이 한 경험이 있는데 금융소비자보호법 도입 등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굉장히 죄송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 발표는 시장과 소비자, 당국간 소통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면서 "각 은행이 수용 여부와 대내외적 소통 방안 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저희도 당국, 은행과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와 관련해서는 "은행업을 포함해 금융이 가야 할 길이 개인고객의 자산관리"라며 "어느 상품을 파느냐 마느냐보다는 시스템을 갖춰서 고객의 자산관리 선택권을 줘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서 고객의 선택권이 좁아지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감원은 홍콩H지수 ELS 손실 사태와 관련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검사결과(잠정)·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기준안에 따르면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기본배상비율을 최대 40%로 정하고 판매회사와 투자자별 책임을 각각 반영해 최종배상비율을 산정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다수의 사례가 20~60% 범위에 분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24.03.11. hwang@newsis.com

민생금융 필연적 역할…공공성 균형 가져야

민생금융 지원 등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은행의 지나친 희생을 강요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은행이 경제 생태계에서 중요한 디딤돌이기 때문에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필연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은행은 수익성과 선전성을 기반으로 공공성 부분도 균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상생금융은 은행의 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며 "민생금융 지원에서 일부 지방은행의 이자 환급 규모 등 형평성 문제는 지방은행의 포트폴리오나 건전성, 개인사업자 대출금 등 특수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민생금융지원방안'을 2조1000억원 규모로 시행한다. 이중 이자 환급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개인사업자·소상공인이 지난해 납부한 이자 1조3455억원을 1차 환급했다. 전체 환급 예정액은 1조5900억원 규모다. 또 6000억원 규모의 자율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자율프로그램에 대해 "은행별로 여러 아이디어를 모으고 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이달 말에 발표해 다음 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각 은행의 특성이나 고객 구성 등에 따라 여러가지 방안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는 것도 뜻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후 100일을 보낸 소회에 대해 "은행의 역할에 대한 사회 각계의 기대는 커지고 있으나 수익성 제고 노력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적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느껴진다"며 "이에 은행들이 위축돼 있고 신사업 진출도 보수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논의된 혁신 방안들이 탄력을 받고 진행될 수 있도록 소통하려 한다"며 "은행의 비금융 진출이나 금융그룹 자회사 시너지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도록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은행연합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은행이 스스로 '밸류'를 높일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은행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기 위한 다양한 의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당국과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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