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존중 없는 행동" 로다주·엠마 스톤, 인종차별 논란 비판쇄도

박상후 기자 2024. 3. 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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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eadline Hollywood 캡처〉
감동의 수상도, 오스카의 의미도 퇴색 될 지경이다. 인종차별 의심을 불러일으킨 수상자들의 행동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이 진행된 가운데,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와 엠마 스톤(Emma Stone)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먼저 이날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시상 방식은 기존과 사뭇 달랐다. 당초 전년도 수상자가 시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올해 경우 각 상에 해당하는 역대 수상자 5인이 노미네이트 된 후보 소개와 함께 트로피의 주인공을 발표했다.

시상식 역시 쇼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다양한 연출은 언제든 변주 될 수 있다. 다만 왜 하필 올해, 아시아계 수상자를 여럿 배출한 지난해에 이어 100주년 등 특별히 기념할 만한 해도 아닌 올해 이전 수상자들을 대거 시상자로 무대에 올렸는지는 의구심이 남지만 '예우' 차원이라 변명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전년도 수상자가 올해 수상자에게 트로피를 건네는 것이 가장 그럴 듯한 그림으로 여겨졌던 만큼, 남우조연상 시상에는 베트남 출신 배우이자 전년도 해당 부문 수상자인 키 호이 콴이 메인으로 나섰다. 올해의 수상자에게 건넬 트로피 역시 키 호이 콴이 손에 쥐고 있었던 상황.

문제는 수상이 감격스러운 듯 무대에 오른 수상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정작 키 호이 콴에게는 어떠한 눈맞춤이나 인사 없이 트로피만 휙 가져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송출되면서 보는 이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다른 시상자들과는 포옹을 하는 등 곧바로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더 비교되게 만들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뿐만이 아니다. '라라랜드'(2016)에 이어 '가여운 것들'로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게 된 엠마 스톤은 샐리 필드, 제니퍼 로렌스와 반갑게 껴안았지만 트로피를 들고 있던 양자경과는 눈을 마주치지 않더니 맨 마지막에 손을 내밀어 악수를 건넸다.

심지어 엠마 스톤은 양자경이 건넨 트로피를 제니퍼 로렌스에게 건넨 후 다시 트로피를 수여 받는 움직임을 연출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제니퍼 로렌스를 뒤로 이끌려는 손짓이 있었지만 제니퍼 로렌스 역시 이를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꼿꼿하게 버티며 엠마 스톤과 환하게 미소 지어 본인들만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했다.

공교롭게도 한 시상식에서 연이어 터진 이른바 패싱 논란에 국내 네티즌들은 '둘 다 동양인에 뭐 있는 거냐' '다소 무례한 행동 같다' '무의식적으로 저런 게 존중하는 마음이 없는 것' '예의가 없는 행동'이라며 두 사람의 모습이 인종 차별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수상 직후 정신이 없어서 한 행동일 수 있다'며 인종 차별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반응 역시 제기됐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키 호이 콴이 무대 뒤에서 훈훈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을 증거로 대기도 했다.

글로벌 시선을 의식한 척이라 할지라도 몇 년에 걸쳐 다양성 존중을 화두에 올렸던 아카데미 시상식이다. 그러나 찰나의 순간 포착 된 로컬 시상식의 한계는 아쉬움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변화에 대한 진정성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총 13개 부문 후보에 지명된 '오펜하이머(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가 촬영상을 시작으로 편집상, 음악상, 남우조연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작품상까지 거머쥐며 7관왕에 올랐다. 한국계 영화인들이 활약한 '패스트 라이브즈(셀린 송 감독)'는 수상에 실패했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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