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공보의·군의관 파견에 "주민과 군인 생명 경시하는 조치"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가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을 상급종합병원에 파견한 것에 대해 "의료 현장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전혀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던 공보의와 군의관 인력이 파견되면 업무에 손발이 맞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주 위원장은 "격오지에서 주민과 군인의 건강보다 어차피 메워지지도 않을 수련병원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 중요한가"라며 "의대 졸업하고 바로 복무해 인턴도 마치지 않은 일반의들이 해당 과에 특화된 3-4년 차 전공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의료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한 달간 상급종합병원 20곳에 군의관 20명, 공보의 138명 등 총 158명을 파견했다. 이들 중 92명은 수련을 통한 전문의 자격 취득을 하지 않은 일반의들이다.

주 위원장은 "전혀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던 공보의와 군의관 인력이 파견되면 업무에 손발이 맞지 않아 의료 현장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의사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느냐'는 자조 섞인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며 "현재의 사태가 벌어진 것은 정부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사 수를 늘린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사태로 인해 지역의료에 종사하고 있는 수백 명의 군의관과 공보의를 차출한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이라고 지적했다.